하늘의 권위

by 알렉산더

"태어난 것을 축하드립니다. 공익을 위해 당신의 자유권은 제한될 수 있으며, 당신은 마땅히 하늘한테 충성을 다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때 나는 울고 있었다. 물 수 있는 권리가 남아 있긴 했나보다. 난 엄마의 젖을 먹었고, 스스로 일어났으며, 대변을 알아서 가릴 수 있게 되었고, 말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마침내 언어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모든 것이 다 하늘의 이치였다.
"언어를 배우게 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공익을 위해 당신의 사상표현권은 제한될 수 있으며, 당신은 마땅히 하늘한테 충성을 다할 의무가 있습니다.”
나는 거기서 내가 알지 못했던 사람에 대한 증오를 키우게 되었고, 수많은 위인들에 존경스러운 인생을 암기했다. 사회에 필요한 지식들을 배웠으며, 수많은 의무가 주어진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나는 선생에게 질문했다.
"하늘은 우리 위에 있는가? 아니면 어디에도 없는가?"
"저 미친놈을 끌어내!" 나는 하늘을 모욕한 죄로 심판을 받게 된다.
"너는 악동이다. 너는 훈육이 필요하다."
"나는 악동이 아니다. 나는 땅 위를 걷는 인간이다."
"하늘은 인간 위에 있고 인간 위에 있지 않으면 하늘이 아니니 우주 이치가 이렇다. 인간은 살아서도 하늘 아래 있고 죽어서도 하늘 아래 있으니 그런즉 사람이 마땅히 하늘에 따라야함은 하늘의 존재만큼 분명하다. 이것이 태초부터 주어졌던 하늘의 권위다. 인간은 날 때부터하늘 아래서 났고 하늘은 그렇기에 인간한테 무한한 권위를 가진다."
"너는 자유의지 행사권이 박탈되었다."
나는 수용소로 끌려간다. 정해진 시간에 기상하고 정해진 시간에 먹고 정해진 시간에 군사 훈련을 받는다. 마치 시스템이 프로그래밍한 대로 움직이는 A.I처럼 하늘의 일부가 되었다.
"나라는 민족을 이끄는 어버이와 같으니 철없는 아이와 같은 백성들은 나라를 하늘을 보는 것같이 하여라"
"충성!" 목소리는 컸지만 오히려 그것이 내가 죽었다는 것을 더 실감나게 해주었다.
그러던 어느날, 나는 잠입이라는 특수임무를 맡게 된다.
"특수임무를 맡게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공익을 위해 당신의 생명권은 제한될 수 있으며, 당신은 마땅히 하늘한테 충성을 다할 의무가 있습니다."
"적들한테 발각될 경우, 이 권총을 써서 명예롭게 죽어라"
그들은 '명예롭게 죽으라 했지만, 난 정말로 '명예롭게 죽고 싶었다.
나는 국토에서 떨어진 후 총을 쏴서 자살한다. 정말로 끔찍한 생이었다.
눈을 뜨고 들리는 기계음 소리는 익숙하면서도 소름끼쳤다.
"당신은 주어진 의무를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죽음 후 안식권이 박탈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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