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해안 도시들의 침수는 기후위기로 인해 곧 닥칠 최악의 시나리오로 오랫동안 묘사되어왔습니다. 혹시 아직도 기후변화가 해수면 상승을 가져오는지, 그리고 그동안 해수면은 정말 상승했는지 잘 모르시는 분이 계시나요?
기후변화는 해수면 상승의 주된 원인입니다. 논쟁의 여지가 없습니다. 해수면 높이를 정밀 감시하는 인공위성이 수년간 측정한 결과를 보면, 해수면은 상승했을 뿐만 아니라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빨리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그린란드에서는 단 하루 만에 22기가 톤의 빙하가 미국 플로리다 주 전체를 5cm 덮을 만큼의 양이 녹아내렸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해수면 상승이 의미하는 바와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을 살펴보고 더욱 중요하게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해결책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해수면 상승은 말 그대로 지구의 해수면이 상승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해수면이 상승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원인 모두 기후변화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습니다.
화석연료의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 증가로 지구 평균 기온이 상승하면서 바다는 이전보다 더 많은 열을 흡수하게 되었습니다.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면 물의 부피가 팽창하게 되는데, 현재 바다가 겪고 있는 변화이지요. 바닷물의 팽창으로 높이가 올라가고 기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육지 위의 얼음과 빙하가 더 빠르게 녹아내리고 있습니다. 전부 녹아 사라져버린 경우도 있습니다. 녹아내린 빙하는 바다로 유입되어 고스란히 해수면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급속히 녹아내리는 빙하는 해수면 상승의 가장 주된 요인으로 지목받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해수면은 얼마나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걸까요?
지구 해수면은 1960년대 후반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최근 연간 4.8mm씩 높아졌습니다. 2019년 IPCC 보고서가 2006년부터 2015년까지 해수면이 매년 3.6mm씩 높아졌다고 발표한 것보다 더 높은 수치입니다. 기후과학자들과 해양학자들은 최근 해수면의 급격한 상승에 그린란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계속해서 화석연료를 태우고 기후위기를 부추긴다면 해수면 상승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IPCC는 지금처럼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다면 2019년과 2100년 사이 지구 해수면이 약 1m나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이는 1m에 달하는 부엌 싱크대 상판 높이랑 비슷한 수준입니다.
해수면이 상승하면 어떻게 될까요?
고작 1m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해안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겐 해수면 상승은 재앙과 다름없습니다. 2010년 기준 전 세계 인구의 11%가 해수면에서 10m 남짓 높은 해안 지역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해수면이 상승하면 해안 저지대의 홍수 위험이 급격히 커집니다. 바닷물 침수로 인해 담수가 해수화될 우려도 있습니다.
기후위기로 기상이변의 빈도와 강도가 높아지고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해안 지역은 극한 태풍과 폭풍해일 위험이 높아지게 됩니다. 그뿐만 아니라 기후예측 모델에 의하면 이번 세기 안에 태풍이 점점 강해지고 빨라져 더욱 위험해지고 폭풍 해일로 인한 피해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합니다. 이는 사람들이 집과 삶, 심지어는 목숨까지도 잃을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IPCC는 21세기 중엽에 “모든 위도의 상당수 저지대 해안지역은 매해 이러한 기상 이변을 겪게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습니다. 해수면 상승은 많은 사람들에게 재앙이 될 것입니다. 해안 저지대에 거주하는 약 6억 명의 인구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홍수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해수면 상승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야생동물과 생태계도 파괴합니다. 극심한 홍수와 폭풍 해일은 인프라와 지역 경제를 망가뜨려 경제적으로도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이 온실가스 감축에 더 전진할 수 있도록 그린피스와 함께 목소리 내주세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은 기후 비상사태입니다. 더 이상 현 상황에 안주해서도, 현 상태를 그대로 유지해서도 안됩니다. 우리가 취할 수 있는 행동 중 하나는 기후위기를 인정하고 과학에 귀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기후 체계가 복잡하고 불확실하더라도 과학을 기반으로 한 분석법과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통해 해수면 상승 시나리오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미리 알 수 있다면 각국은 그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미리 행동을 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린피스는 새로 발표된 동아시아 보고서 ‘2030년 해수면 상승이 아시아 7개국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에서 심각한 해수면 상승과 해안지역 홍수가 2030년 아시아 7개국의 환경 및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뤘습니다. 방콕과 자카르타, 마닐라와 같은 도시에서 해수면 상승으로 수몰 가능성이 있는 지역과 영향을 받게 될 인구, 그리고 GDP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봤습니다. 현재와 같은 속도로 화석 연료를 사용하고 그로 인해 2030년에는 해수면 상승과 해안지역 홍수가 발생하는 것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조사 결과, 해수면 상승이 계속되면 2030년 7개 아시아 도시에서만 1,500만 명의 희생자가 발생하고 GDP 7,240억 달러 규모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파리협정은 기후위기를 맞서기 위한 국가별 목표를 설정하고 있습니다. 이 목표를 달성해야만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이하로 제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각국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의지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목표 또한 야심 차지 않고 구속력도 없습니다.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각국 정부가 목표를 이행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해야 하며 다음을 보장해야 합니다.
탄소 배출의 급격한 감소를 위해 보다 과감한 목표 설정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 중단 및 기존 석탄발전소 폐기, 재생가능에너지 보급 확대
해외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
산림 벌채 및 *이탄지 전환 중단
전세계 식물이 흡수하는 탄소량의 두 배 이상을 저장할 수 있으며, 일반 토양보다 탄소저장량이 10배 이상 높아 지구의 탄소저장고 역할을 한다.
도시와 지역사회가 더욱 회복력을 갖출 수 있도록 인프라 개선, 조기경보시스템 도입, 기후 영향 정보의 분권화, 지역 기반의 재난위험 감소 추진 및 기후영향 대응 강화
*이탄지(泥炭地·peatland): 식물 잔해가 침수 상태에서 잘 분해되지 못하고 수천 년에 걸쳐 퇴적되면서 형성된 유기물 토지
해수면 상승의 위협은 그 자체로 위협입니다. 하지만 희망을 놓아버리면 안 됩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그 해,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해 각국이 즉각 모든 것을 집중하고 공중보건 위기에 대응한 것처럼 기후위기에 대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하고 다 함께 결단력 있게 행동에 나서야 합니다.
그린피스와 같은 환경단체들과 전 세계 젊은 활동가들은 계속해서 경고의 메시지를 던지고 깨끗한 재생가능에너지로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금융 기관들은 이미 과학이 제시하는 방안을 따르고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변경하고 있습니다.
드디어 풀뿌리 단계에서부터 변화 시작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이 글을 읽고 그린피스의 활동을 지지하며 (바라건대) 다른 사람들에게 이 글을 공유한다는 것만으로도 그린피스가 계속해서 지속가능한 세상과 안정적인 기후를 위해 싸울 수 있는 힘이 됩니다.
각국 정부를 계속해서 압박하기 위해 여러분의 지지가 필요합니다. 미래를 위해 각국 정부를 포함한 대한민국 정부와 대선주자들이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목소리를 내주세요!
참고문헌:
https://www.sciencemag.org/news/2020/11/seas-are-rising-faster-ever
https://www.nationalgeographic.org/encyclopedia/sea-level-rise/
http://www.ecotig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696
글: 디나 가드너(Dinah Gardner), 그린피스 동아시아 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