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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속 우리 김치의 자화상


11월 22일은 김치의 날입니다. 이 날이 김치의 날로 제정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김치가 담궈질 때 최소한 11가지 재료가 사용돼 면역력 증가, 항산화 등 22가지 효능을 띄기 때문입니다. 배추, 김치 등 11가지 식재료는 모두 한국에서 생산되었지만, 기후위기로 점점 이를 재배하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김치가 기후위기에 흔들리고 있습니다.


김치가 세계적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미국, 러시아, 독일 등 3개국에서 ‘2021 코리아 김치 페스티벌’이 개최되고 미국 영화배우 기네스 펠트로가 코로나19 투병 생활 동안 ‘김치를 매일 먹었다’고 밝힐 정도입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통해 서구사회에 처음으로 알려진 김치가, 오늘날  ‘기생충’, ‘오징어 게임’ 등 한국의 문화 콘텐츠의 유행에 힘입어 세계적인 음식으로 성장한 것입니다. 관세청·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올해 1~7월 김치 무역 수지는 2265만 5000달러의 흑자를 기록해 12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서기도 했습니다. 


유례없는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의 김치. 본래 한국에서만 나는 식자재로 만들 수 있던 김치가 해외 식자재로 대체되고 있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매년 겨울로 접어드는 입동 전후가 김장하기 가장 적절한 시기로 알려졌습니다. 김장 김치는 5도 전후의 낮은 온도에서 온도 변화 없이 익히고 저장해야 가장 맛이 좋기 때문입니다. 그 이전에 배추, 고추, 무, 마늘과 양파 등 김치의 주 재료의 수확이 끝나야 할 텐데, 각 재료의 출하량은 매년 줄어들고 있습니다. 

배추김치의 핵심 재료인 배추의 자급률은 매년 감소하고 있습니다. 2000년까지 배추 자급률은 101.2%이었습니다. 그러나 2020년에는 80.9%로 감소하였고 2021년은 그보다 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가을배추의 생산량은 작년 대비 8% 감소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치의 매운맛을 주는 고춧가루와 마늘의 생산량도 매년 떨어지고 있습니다. 2021년 고춧가루의 자급률은 37%로 전망되고 있으며, 마늘 재배면적과 생산량은 지난 20년간 각각 약 43%, 23%  감소했습니다. (2000년 재배 면적&생산량: 4만 4941ha, 47만4388t / 2020년 재배 면적: 2만 5372ha, 36만3432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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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재료의 국내 생산량이 감소한 만큼, 해외 수입량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중국산 냉동마늘의 수입량은 지난 20년간 무려 679% 늘어났습니다. (2000년 3815t / 2020년 2만9741t) 오늘날 국산 김치에 들어가는 한국의 고춧가루는 37%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또한 올해 1월부터 9월까지의 마늘과 양파의 수입량은 각각 3만 7013t, 4만 8149t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8.6%, 85.8%나 상승해,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산으로만 만든 김치가 점점 줄어드는 한편, 수입산 김치를 국산 김치로 속이는 농식품 원산시 표시 위반 사례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농산물품질관리원이 2021년  1~3월까지 2만 8836개 업체를 조사한 결과, 949곳에서 농식품 원산지 표시 위반 사례가 1081건이나 적발되었습니다. 그리고 위반 품목 가운데 배추김치는 1위를 차지했습니다. 농산물품질관리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조사한 업체 수는 33.2% 줄었으나 적발된 업체는 2.3% 증가했기에, 국내산으로 둔갑한 수입산 김치는 조사한 수치보다도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원재료 생산량이 떨어지는 근본적인 원인은 기후변화입니다. 김치의 재료인 배추, 고추, 마늘 등은 봄부터 가을까지 모든 계절에 생산되었으나, 기후변화로 사계절이 뚜렷했던 한국의 기후가 아열대성으로 변해가고 있기 때문이죠. 올해 가을철에 찾아온 고온 기후와 때늦은 장마로 9, 10월 동안 배추 무름병이 유행해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세기말이 되면 한국 고추의 87%, 배추의 89%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정부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수입을 늘려 수급 안전망을 확보하겠다고 합니다. 수입을 늘리면 시장 가격을 안정화시킬 수 있겠지만, 국산 원재료 확보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은 없는 상황입니다. 

세계적인 위상을 얻고 있는 김치. 그러나 기후변화에 따른 식자재의 생산량 감소로, 김치는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농민들이 농업을 포기하기 전, 한국 정부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탄소중립에 앞장서야 합니다. 현재 한국 정부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는 2018년 대비 2030년 40%입니다. 하지만 이 목표는 국내외 탄소의 순배출량을 섞은 것으로, 총배출량만 계산하면 30%로 낮아집니다. 유엔을 비롯한 세계 과학자들은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50% 이상 감축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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