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18일. 그날 이후 내 마음에 들어온 슬픔과 분노 덩어리들. 교사의 정체성으로서의 나는 7월 18일 이전으로는 결코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세상에서 겪은 수많은 죽음은 너무 안타까워 슬프기도 하고 너무 억울하여 분하기도 했는데 7월 18일 한 사람의 죽음은 슬픔과 분노가 같이 일었다. 교단에 서기를 꿈꾸고 갓 선생님이라고 불릴 수 있게 된 2년 차라는 시기가 얼마나 찬란한가를 생각하면, 그 시기를 버티지 못하고 삶을 내던질 수밖에 없었던 한 사람의 선택이 너무나 비참해서 슬프다. 그런데 억울함이 슬픔을 이긴다. 한 사람을 바르게 성장시키겠다는 목적이 같다는 걸 모르는 학부모 때문에, 자신이 벼랑 끝으로 몰아갔던 사람도 누군가의 소중한 자식임을 모르는 학부모 때문에, 잘못된 것도 잘못이라 말하지 못하게 만드는 세상과 법 때문에 분해서 못 살겠다. 화가 나서 미칠 것 같다. 누군가는 고통받고 있었을 그 시간에 나는 수업 나눔 글쓰기로 학부모와 소통도 잘 되고 있고 아이들의 예쁜 점이 이렇게나 많다고 써왔던 나의 글쓰기가 돌아가신 분께 너무나 미안하고 부끄럽다. 고통을 뒤로한 채 좋은 것만 드러내려 했던 나의 행동이 선생님들의 죽음에 일조한 것 같아 마음이 무너진다.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는 글쓰기가 필요했는데. 마음이 한없이 깊은 심연으로 가라앉고 있는데도 좋은 점만 보자고 마음을 다독였던 내가 원망스럽다. 나는 이제 어떻게 글을 써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