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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갯짓을 배우는 아기새

15. 녹색 바다는 그렇게 차갑지만은 않았다.

by 녹바차

훈련소에서 가장 긴장했던 훈련은 사격 훈련이었다.

어쩌면 당연한 걸지도 모르겠다.

예상치 못한 작은 실수 하나에 큰 화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훈련병과 조교, 간부 모두가 바짝 긴장했다.


낯선 사격장은 굉음과 위협적인 호통 외 다른 소리는 존재하지 않았다.

긴장감이 맴도는 사격장. 차례를 기다리는 훈련병들은 간절히 바란다.


나를 도와주는 조교가 부디

가장 무섭게 소리 지르는

저 사람만 아니길.


그렇지 않아도 충분히 긴장되는 상황

저 호랑이 조교의 눈치까지 봐야 한다니.

모두가 그를 기피했다.


강압적이고 위협적인 그의 감독하에

잔뜩 움츠린 채 한발 한 발을 겨우 쏘고 있는

훈련병의 모습이 꼭 아기 새를 떠올리게 한다.


날갯짓을 배우기 위해 높은 곳 등 떠밀려

바늘 같은 바람에 두 뺨 벌겋게 물들고

떨어지는 낙엽처럼 이리저리 부딪히다.

마침내 날아오르는 그런 아기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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