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들이 사랑받고 자란 사람 같다는 소리를 듣는 걸까?
나는 자주 그런 소리를 들어왔고, 간혹 그 비법 혹은 비밀을 묻는 사람들도 있었다. 난 확실한 비법이 있다고 생각해 왔지만 그 비밀을 쉽사리 알려 줄 수 없었다. 제대로 전달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 탓이다. 미루고 미루던 그 비밀을 이곳에서 한번 풀어보려고 한다.
사람들은 사랑받고 자란 티가 나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SNS 에는 ‘사랑받고 자란 사람 특징’ 같은 제목의 게시물들이 즐비하고 연애 유튜버들의 단골 주제가 되기도 한다. 사랑받고 자란 티가 나는 여자를 남자들이 좋아하기 때문이란다.
사랑받은 티가 난다는 사람들의 특징은 뭘까? 뭐 때문에 나를 보고 사랑 많이 받으며 자란 것 같다고 말하는 걸까? SNS에서는 ‘구김살 없음‘, ‘ 해맑은 웃음‘. ‘타인에게 자연스럽게 사랑을 베풂’, ‘사람이나 상황의 긍정적인 면을 먼저 바라봄’, ‘무례한 사람에게도 친절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짐’, ‘무너져도 금방 훌훌 털고 일어남’이라고 알려준다.
내게 사랑받은 티가 난다 칭찬했던 내 주변 사람들은 내가 가진 삶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 ‘나는 결국 잘 될 것이라는 굳건한 확신’의 출처를 궁금해한다. 이러한 특성들은 요즘 많이 읽히는 자기 계발서에 ‘자기 확신’ ‘ 자존감’이라는 키워드와 연결되면서 더욱 관심을 갖는 것 같았다. 나는 보통 그런 질문에 “음… 그냥 그렇게 자랐는데?(찡긋 윙크)” 하며 익살스러운 답변을 하며 얼버무렸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짜 내 답이 궁금하지 않는 것 같았다. 이미 답을 내리고 있었으니까. 나의 부족함 없는 가정환경 덕분이라고. 금수저는 아니어도 최소 은수저인 너의 태생 덕분인 거야 라는 뉘앙스. 그래서 나의 진실된 답변은 필요 없어 보였다. 그래서 나는 그냥 그렇게 생각하게 두었다. 뭐 딱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진짜 비밀은~!!’ 하면서 말해줄 필요도, 굳이 부정할 필요도 없으니까. 그리고 나 스스로도 최소 은수저 이미지를 조금은 즐긴 것 같다.
30대가 되면서 사랑받은 티가 나는 여자의 특징은 더 빛을 발한다. 20대에는 그 나이가 주는 생생한 기운 때문에 사랑 많이 받은 사람들이 특별히 구별되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업무와 삶에 지쳐가는 30대가 되어가면 대부분은 생생한 기운은 잃어, 진짜 사랑 많이 받고 자란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더 빛이 난다. 그 비밀이 뭘까? 진짜 사람들이 생각하는 대로 부족하지 않는 집안환경, 그리고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무한한 사랑 덕분일까? 이 또한 전혀 아니라고 할 수는 없지만 내가 아는 진짜 비밀은 아니다.
내 비밀은!!!
말하지 못했던 내 비밀은 ‘사랑의 하나님’이다.
지금 내 답변을 읽은 그대의 반응을 예측하자면 인상을 찌푸리거나, 음… 포교활동하는 기독교 쟁이군, 또는 이상한 미친놈군이라고 생각하며 글을 그만 읽으려 하겠지?? 그래서 내가 말하지 못했던 것이다. 굳이 말하지 않는 편이 나을 것 같아서. 하지만 이번 글에서 만큼은 솔직하게 털어놓아 보려고 한다. 그리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한 번은 알려주고 싶었다.
실제로 나는 자라오면서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다. 부모님의 사랑도 무척이나 크지만 나는 그 사랑 출처 또한 내 사랑의 하나님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부모님’을 하나님이 나를 지극히 사랑하셔서, 그 사랑을 피부로 느끼게 해 주시기 위해 내게 선물로 보내준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고 , 조건 없이, 어떠한 상황에서도 날 사랑해 주실 수 있는 분은 ‘오직’ 하나님뿐이라고 확신한다. 아무도 모르는 나의 부끄럽고 악랄한 모습과 생각, 부족하고 치욕스러운 모습까지도 다 알면서 사랑해 주시는 이는 오직 하나님 뿐이기 때문이다. 부끄러운 나를 온전히 봐주고,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는 것. 이러한 사랑은 사람에게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혹시 내가 천륜을 저지르게 되었다고 가정해 보자. 아무리 나를 사랑하는 가족들 이어도 나의 손을 놓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을까? 죽고 못 사는 애인과의 사랑이 끝나지 않을 것임을 확신할 수 있나? 10년 절친이 고작 1달 사귄 남자 친구 때문에 나를 배신할 수도 있다. 나는 단호하게 사람사이에는 영원한 것도 당연한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은 얼핏 굉장히 부정적으로 흘러갈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아니다. 나를 포함한 사람을 부족하고 사랑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게 되면 훨씬 좋은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다. 그들은 나를 아무 이유 없이 사랑해 주기 위해 존재하는 이들이 아니라 내가 함께 사랑을 노력하며 살아가야 하는 대상들로 인식하면 더욱 풍부한 관계의 행복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사랑받기 위해서, 사랑받는 존재가 되기 위해서 부단히 도 많은 노력을 한다. 부모님에게도 남자친구, 상사, 동료 등등에게 사랑받고 인정받기 위해 부단히 도 노력한다. 쉽지 않지만 어쩔 수 없다. 사람사이에서는 서로가 서로에게 사랑받을 만한 존재가 되는 노력을 해야만 한다. 하지만 그 관계가 내 맘대로 되지 않을 때는, 좋지 않은 결말이 나더라도 너무 큰 상심은 하지 않아도 된다. 그들도 부족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나를 사랑하고 좋아할 의무도 없다. 그들이 나를 사랑해 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기적이며, 놀라운 축복이다. 그렇지 않다면 내가 그들에게 기적과 축복이 되면 되는 것이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인간관계의 기본이다.
이 정도 읽었다면 도대체 사랑의 하나님은 어떤 존재 일까 궁금할 것이다. 내게 하나님은 내가 어떤 존재 이든지, 나를 지극히도 사랑해 주는 존재. 내가 잘못된 길로 가지 않도록, 혹은 잘못된 길로 빠지더라고 언제든지 돌아갈 아늑한 피난처를 준비해 주시고, 다시 나아갈 길을 준비해 주시는, 아니, 더 멋진 곳으로 이끌어 주실 분이다. 그런 존재를 믿는다는 건 마치 누구도 빼앗거나 흠집 낼 수 없는 천하무적 ‘빽’이 있는 것과 같다. 천하무적 빽은 이 우주의 주인이며, 나를 무조건 적으로 사랑한다. 단지 내가 그를 믿는다는 이유 만으로. 그런 빽이 있다면 무서울 게 없다.
이런 마음과 생각을 가지게 되면 사람에게 기대하거나 의지하였다가 상처받는 일이 없어지고, 나를 미워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구걸하거나, 나의 실패에 좌절하고 삶을 체념하는 태도 따위는 가질 수 없다. 대신 나를 사랑하는 존재를 믿고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갈 힘을 가지게 된다. 그가 내게 준비해 준 이 사랑스러운 세상 속에서 더 큰 사랑이 되고픈 사람이 된다.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에게서 사람들은 ‘ 이 사람.. 사랑 많이 받고 자란 것 같다.’ 느끼는 것 아닐까?
우린 산소의 존재를 느끼지 못한다. 당연한 존재 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산소 없이 1분도 살 수없다. 이처럼 지금 내가 느끼지 못하니까 없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는 것들이 분명히 있다.( 나는 이곳에서 무신론자에게 신은 존재한다고 설득하려는 생각은 전혀 없다. 개인적인 생각을 남기는 것뿐이다.)
내 부족함과 나의 가장 나쁜 모습까지 다 아시는 존재. 그럼에도 항상 사랑으로 나를 지켜 줄 존재. 이것이 내 비밀이다. 그리고 나는 내 미래의 자녀에게 딱 한 가지만 물려줄 수 있다면 망설임 없이 이 한 가지를 꼽을 것이다. ‘믿음의 유산 ; 하나님을 믿고 그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이 소중한 마음’을 내 자녀에게도 꼭 알려주고 싶다. 내가 사라져도 더 굳건히 이 세상을 사랑으로 살아가게 할 힘은 사랑의 하나님을 향한 믿음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사랑받은 티가 나는 사람들이 가진 드러나는 특징들에 관심을 가진다. 물론 그런 특징들을 배우고, 익히는 것이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진짜 사랑받는 사람이 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진짜 찐이 되려면, 그들의 사랑의 출처가 어디인지, 그들의 마음속에 품고 있는 진짜 비밀에 대해 들여다볼 필요하지 않을까?
이 글을 읽은 그대에게 내 비밀이, 내 진심이 닿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