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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by 이지현

누군가를 가슴 조이며 사랑하게 될 때는

시속 100킬로에서 30킬로로 서서히 줄이는 일

지름길에서 다소 수굿하게 돌아가는 것을

차츰차츰 깨닫는 일

화단에서 곱게 큰 꽃을 바구니에 가득 담지 않고

그냥 자라게 내버려 두는 일이지.


속도를 늦추어도 네게로 가는 길은

빙 둘러가도 네게로 가는 길은

오직 한 길이었던 것을 깨닫게 되지.

마침내 꽃이란 꽃은 다 이쁘게 벙근 것을

저절로 알아차리게 된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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