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손가락이 뭉툭한 여자가 옆자리에 앉았다.
칡뿌리처럼 거친 손가락으로 굽던 고등어 한 마리와
비계가 더 많았을 삼겹살 굽는 냄새
얼큰하게 뜨끈한 국밥 한 그릇이 쏟아졌다.
앉자마자 꾸벅 졸기 시작하는 그에게서
생면부지의 사람들을 떠먹이고 챙기던 마음이 부옇게 떠오른다.
노곤하게 지쳐가는 일생들이 흐르는 지하철 안에서
순간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저 더운 것은 무엇인가.
열손가락에 슬린 온갖 삶의 풍경
그 마음을 알 수 없던 시절의 맛만 취하던 내가 보이지만
아직도 나는 오래 닳은 손마디가 전하던 깊은 심연을
함께 들어가 볼 수 있을까.
국밥이 왜 그리 뜨거워서 마음을 데는지 알게 된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