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주사 와불을 만나고 오는 길에
나도 누워서 쉬고 싶었다.
와불님도 쉬고 싶던 그 자리에서
바람의 끝을 잡아 마음에 눕히고
듣고 싶은 날에만 풍경소리에 귀기울이면
낙엽이 하나 무릎 위에 져내려도
아무 소리 않겠다.
운주사 와불을 만나고 오는 길에
어느날은 나도 다리가 무거워
와불님처럼 영영 눕고 싶었다.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는
그렇게 큰 마음은 몰라도
흐르는 구름을 손바닥에 받아서
마음만이라도 가볍게 살고 싶었다.
누워서야 잘 보이는 푸른 하늘과
누워서야 잘 보이는 끝없는 허공을
너에게도 한없이 보여주고 싶었다.
누워서야 사람을 우러러보는 그 마음을
말해주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