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지워졌다.
날이 흐렸다.
창에서는 늘 산 등성이 두 개가
마음을 쭉 뻗고 누워있다가
계절마다 멀어졌다가 가까워졌다.
꽃이 피고 푸른 나무들이 무성해지면서
산은 너무 바싹 다가와 앉더니
뒷 산 하나가 너무 멀어서
기어코 지워졌다.
그럴 것이다.
가끔씩 멀어졌다가 가까워졌다 하는 너
삶의 먼지가 자욱히 서리면
마음 안에서 보이지 않을 것이다.
네가 보이지 않을까 봐
이렇게 반짝반짝 창을 닦지만
닦는 일마저 잊을까 두렵고
바람보다 생은 더 가볍다.
너무 먼 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