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사는 쪽으로
오늘은 길을 걷다가 바라본다.
거기 바람을 거느린 흰 구름이
나보다 앞질러 너에게 가고 있다.
너는 그곳에서 약간 쓸쓸한 모습으로
구부러진 길모퉁이를 돌아
한때 잊었던 추억을 떠올리며 걸어갈 것이다.
그랬다. 때로 우리의 삶은
구부러진 길처럼 캄캄한 시간을 더듬고
날개를 구부린 철새처럼 지척을 잃고
돌아가지 못했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세월이
누구에게나 있다는 이 가슴 저미는 일.
지울 수 없는 시간이 가로막는 길 위에서
네가 사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 보면
너는 아직도 구부러진 길모퉁이를 돌고 있고
추억보다 앞질러간 푸른 바람 하나가
아득한 시간을 사라지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