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은 똑바로 날지 않는다

by 이지현

고층 아파트의 창문에서는

가끔 눈먼 새 한 마리가

창틀에 걸터앉았다가

비스듬히 날아올라 사라진다.


새들은 그냥 제 길로만 갈 뿐이다.

비스듬하다고 여기는 건 우리다.

무엇이나 제 자리를 찾느라고

조금 늦었을 뿐인데

우리는 비스듬히 떠났다고 말했다.


우리는 직진을 원하지 않았다.

그저 편안히 가기만을

마침내는 그 자리만 가 있기를

열렬한 사장처럼 가장 높은 곳에서

비상을 꿈꾸지는 더욱 않았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도 그랬다.

늦게 비스듬히 도착했지만

무사히 사랑하기만을

가까스로 머물기만을 꿈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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