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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은 똑바로 날지 않는다
by
이지현
Jun 5. 2021
고층 아파트의 창문에서는
가끔 눈먼 새 한 마리가
창틀에 걸터앉았다가
비스듬히 날아올라 사라진다.
새들은 그냥
제 길로만 갈 뿐이다.
비스듬하다고 여기는 건 우리다.
무엇이나 제 자리를
찾느라고
조금 늦었을 뿐인데
우리는 비스듬히 떠났다고 말했다.
우리는 직진을 원하지 않았다.
그저 편안히 가기만을
마침내는 그 자리만 가 있기를
열렬한
제
사장처럼 가장 높은 곳에서
비상을 꿈꾸지는 더욱 않았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도 그랬다.
늦게 비스듬히 도착했지만
무사히 사랑하기만을
가까스로 머물기만을 꿈꾸었다.
keyword
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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