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석푸석한 절망을 담아
오래전 땅끝에 갔었지.
후두둑 지는 꽃잎처럼
피지 못한 청춘의 울음을 들고
막 당도하자 노래를 예감했지.
도착한 땅끝에서 풀썩 날린 금들 사이로
새들이 그곳에서 날아올랐고
고기들은 그곳에서 먼 대양으로 떠났지.
햇살은 지지만 않고 떠오르며
마른 먼지 속에서 꽃을 피웠지.
차마 우리 것이라 믿지 않던 것들이
아, 그곳에서 다시 부풀어 올랐어.
절망을 꺼내기 시작하자
눈물 젖은 얼굴이 긴 노래를 남기며
보이지 않는 바다로 단단히 출발했지.
땅끝까지 가보면 누구나 다 알지.
땅끝은 끝이 아니라
돌아가는 길은 그곳에서 시작해야 함을.
돌아오는 자들은 출발이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