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사람을 내려놓고
마지막 기차가 떠난 간이역.
단 한 사람만 떠나는 기차의
마지막을 보고 있었네.
자정 넘은 간이역에서
이별의 흔적만 가둔 채
점령당한 식민지의 연인들처럼,
다신 읽지 못할 연서처럼 서있었네.
단 한 사람이 내린 간이역에
마침내 지울 수 없는 바람이 불고
가끔은 가을 낙엽하나
전 생애 힘겹게 써내려간 편지처럼
기다림을 향해 곧장 지는데
은사시나무 하나 하얗게 떨고 선
가을 간이역.
나도 남겨둔 생이 있을지 몰라
흔들리고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