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지현 Jul 04. 2021

가을 간이역에서

  

단 한 사람을 내려놓고

마지막 기차가 떠난 간이역.

단 한 사람만 떠나는 기차의

마지막을 보고 있었네.    

 

자정 넘은 간이역에서

이별의 흔적만 가둔 채

점령당한 식민지의 연인들처럼,

다신 읽지 못할 연서처럼 서있었네.    

  

단 한 사람이 내린 간이역에

마침내 지울 수 없는 바람이 불고

가끔은 가을 낙엽하나

전 생애 힘겹게 써내려간 편지처럼

기다림을 향해 곧장 지는데

    

은사시나무 하나 하얗게 떨고

가을 간이역.

나도 남겨둔 생이 있을지 몰라

흔들리고 있었네.


매거진의 이전글 유월의 노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