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물결 위로 받으며 가두고 있겠지요.
그 해 여름은 상처가 오래 무거웠습니다.
너무도 쓸쓸한 날들이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모래사장처럼 넓었습니다.
여름의 끝을 향해 걸어갈 때 뒤따라오던 바다가 툭 터졌지만
차마 꿰매지 못할 사이 겨울이 와서 언 채로 버려졌습니다.
그래서 여름에는 긴 편지를 결코 쓸 수 없습니다.
겉봉투에는 네모난 슬픔 하나 붙이겠습니다.
주소는 알지 못하니 꽝꽝 언 슬픔이 어쩌면 해마다 여름이면
눈물처럼 녹아내려 조금씩 발각 되기를 기다릴 것입니다.
비로소 눈치챈 그대가 먼 길을 헤매다 올 때까지
올여름도 그리움은 들키지 않게 무사히 봉인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