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라는 이상향의 나와 현실의 내가 다르다고 자주 느낀다. 인성 좋은 사람이기보다 경솔하고, 짜증이 날만한 상황이라면, 어김없이 짜증이 쉽게 나는 편이랄까. 예를 들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에 대해 말을 아끼고 두고 봐야 하는데, 그 사람을 별로라고 느낀 점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 하는 경솔함. 진중하지 못하고 가벼우며 인내심은 얕은 편.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최선의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실로 대단한 사람들이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나보다 남을 생각할 줄 알고,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는 사람은 분명 있다. 현실의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어쩌면 이상향의 나도 그 정도의 성인은 아닐 것이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당당한 나의 권리였음에도, 궁상맞아 보이진 않았을까, 찝찝한 생각이 드는 일이 있었다. 내 자신이 괜찮지 않은 사람으로 비칠까 봐, 마음이 상쾌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그런 사람이면 어떻냐!”는 것. 나의 어떤 결정이 타인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면, 설사 그렇다고 해도 여러 고민 끝에 내린 나의 생각대로 밀고 나가야 한다면, 그런 내가 누군가에게는 별로인 사람으로 보일지라도 그게 나라는 것이다.
남에게 잘 보이려고 사는 인생도 아니고. 가끔은 내가 별로일지라도, 그런 나를 받아들이자. 나쁜 일을 저지른 게 아니라면, 때로는 괜찮지 않은 나라도 뒷방으로 내몰지 말고 챙겨주자.
나를 있는 그대로 내보여도 괜찮은 사람은 가족인데, 그중에 특히 언니이다. 그래서 언니에게는 궁상맞은 모습도, 타인에 대해 느낀 소심하고 쪼잔한 모습도, 거리낌 없이 내보일 수 있다. 이런 마음으로 살면 되지 않을까. 모두가 언니의 마음으로 나를 바라보지는 않겠지만, 그게 정말 틀리거나 잘못된 행동이 아니라면, 좀 나이스하지 않아도 어떻냐! 하고 말이다.
그리고 남편은 그런 너이면 어떻냐고, 괜찮다고 말해줘서 내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사람이다. 이런 가족으로 채워지는 나는 이미 복 받은 사람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