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처음인 그대와 나에게

아마도 물을 수 있었다면 엄마가 해줬을 말들

by 녹차맛아이스크림

영원한 고통은 없다
제왕절개 수술 후 4박 5일간의 병원 입원, 그리고 조리원에서도 매일매일 새로운 고통의 관문이 열렸다.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수술 첫날은 누워서 할 수 있는 다리 운동을 하려고 고군분투했고,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며 나를 낳아준 엄마에 대해 생각했다. 또 일상에서 누렸던 사소한 것들, 몸을 의지대로 움직이는 것들이 얼마나 큰 축복이었는지를 깨달았다. 세상은 때론 수많은 고통을 안겨주지만, 그보다 훨씬 큰 감사의 포인트들로 가득 차있다. 이걸 알아차리는 사람은 위너가 될 수 있다.
둘째 날부터는 몸을 일으켜 걷기 운동을 했다. 수술부위의 고통, 울혈로 인한 가슴 통증, 민감 부위의 고통 등 하나가 조금은 괜찮아졌다 싶을 때쯤, 새로운 고통이 찾아왔다. '이래서 퇴원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다행히 조리원 입소 후, 누웠다가 몸을 일으키는 것은 여전히 힘들었지만, 빠르게 회복해 나갔다. 그러나 수유라는 새로운 관문에서 가슴통증을 마주해야 했고, 수유 중에 피를 보는 일도 발생했다. 피를 본 그날도 혼자 조리원 방 안에 앉아 유축을 하고 있을 때, 주사로 인한 피멍, 튼살, 수술자국, 목주름 등 임신과 출산이 내게 안겨준 것들이 머릿속을 공격해 왔고, 이내 우울해지기도 했다. 혼자였던 탓일까. 가족 생각, 온전하지 않은 몸상태를 보며 눈물이 나기도 했다.
조리원 입소 후 일주일이 지날즈음, 그러니까 출산 11일 차쯤 되면 수술로 인해 바닥까지 떨어졌던 몸상태는 다시 재충전이 되어있다. 만약 지금의 내가 11일 전, 10일 전, 9일 전, N일 전의 내게, 또 앞으로 출산을 앞둔 수많은 존경스러운 예비엄마들에게 무언가를 전달해 줄 수 있다면,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하루하루가 다르다. 이 고통은 영원하지 않다. 정말 곧 좋아진다. 이 말을 믿어라.'라고. 그날에, 그때에, 그 순간에 찾아온 고통은 분명 정신을 뒤흔들어 놓는다. 긍정적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무차별 공격을 퍼붓는다. 그래서 그것에 완전히 사로잡혀버리지만, 정말 거짓말처럼 극심했던 고통도 금방 좋아지기도 한다. 딴딴했던 울혈도 하루 이틀이 지나면 풀리기도 하고, 수술의 고통은 시간이 지날수록 빠르게 좋아진다.
'두려워말라' 일주일, 10일 후면 많이 회복된 자신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 우리는 이제 행복해질 일만 남았다.

우리의 내일은 분명 오늘보다 나을 거야
비단 제왕절개라는 수술뿐이 아닐 것이다.
인생에서 마주하는 많은 고통, 힘듦, 시련 같은 것들은 영원하지 으며, 분명 극복할 수 있을 것이며, 생각보다 빠른 기간에 좋아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가족에게 찾아온 아기천사가 인생의 진리를 다시금 깨닫게 해 줬다. 나아진다는 보장이 있으면 우리는 더 힘을 내서 하루를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내일은 다를 테니. 우리의 내일이, 삶이 앞으로 더 나아질 것임을 믿어보고 싶다.


엄마에게 묻고 싶지만 물어볼 수 없다. 다만 직접 출산의 고통을, 엄마가 나를 낳았던 방법 그대로 그 길을 걸어보며 직접 느끼며 알게 되었다. 아마도 물을 수 있었다면 엄마는 나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줬을 것이다. 오늘 힘들어도 내일은 다를 것이고 이런 방식으로 우리 삶은 더 나아질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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