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어떻게 연년생을 낳았어?

by 녹차맛아이스크림

어릴 적 언니랑 한 살 차이라고 하면 어른들은 말씀하셨다. "엄마가 힘드셨겠네"
그땐 그 말의 의미에 대해 몰랐다. 엄마의 힘듦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으니까. 이제는 안다. 연년생이라는 것의 무게를. 언니와 나는 1년 1개월 차이이니까, 엄마는 언니를 낳고 3개월 후에 나를 가진 것인데 지금의 나에겐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당시에는 더 열악한 환경에 더 가혹한 독박육아였을텐데, 엄마는 그때부터 강인했다는 것을 다시 실감한다. 엄마는 어떻게 둘을, 그것도 연년생으로 낳았을까. 수술 후 병원에 누워있을 때는 몸이 힘들어 둘째 생각을 못했는데, 수술의 아픔은 1단계도 아니었을지 모른다. 그땐 그 고통이 최고인 줄 알았으나, 육아는 시작하기도 전이었다. 과연 육아의 끝은 몇 단계일까.

조리원 퇴소 후 집으로 돌아왔고, 산후관리사님이 3주간 와주시기로 했다. 관리사님이 오시지 않는 지난 주말, 남편과 고군분투했다. 아이는 대부분 순했으나 몇 번은 잠을 자지 않고 힘들게 했다. 계속 안아줬는데도 계속 낑낑대면서 발길질하고 안고 있기도 힘들 정도로. 자지러지게 울 때는 이유를 몰라 망연자실했다. 그리곤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똥기저귀도 갈아줘, 유축 못해서 가슴은 아파, 이유도 모르겠는데 계속 낑낑대는데,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


이 작은 생명이 미운 건 절대 아니지만 몸이 너무 피곤하니까 무기력해진다. 밖에도 못 나가고 어제는 생리대를 흠뻑 적실정도로 너무 많은 피가 나왔기에 피곤함이 더했다. 무리하지 말라는데 무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아이러니함을 느꼈다.

이럴 때면 당연히 둘째는 무리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이런 마인드로 둘째를 낳아봤자일 수도 있다. 준비되지 않았고 감당할 만큼 그릇이 크지도 않다. 새벽에도 잠을 못 자니 너무 피곤하기도 하고, 안아주는 거야 할 수 있다해도 제대로 안고 있기도 힘들게 계속 몸무림을 치는데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멘탈관리가 중요한데 내 안의 모래알만큼 작은 밝음이라도 모든 것을 끌어모아야 할 시기인 것 같다. 긍정과 밝음 이런 희망의 단어들을 계속 부어줘야 하는 것 같다.

엄마는 임신한 채로 언니를 육아했겠지. 조리원도, 산후관리사도, 분유포트도, 젖병소독기도, 분유제조기도 없이. 내가 지금 가진 것과 누리는 환경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다시 생각한다. 이 작은 생명이 너무 소중하다. 졸릴 때 내 품에 폭 안겨있는 그 느낌이 좋다. 힘든 것보다 좋은 것, 감사할 것들을 생각하며 이겨내 봐야겠다. 그 옛날의 엄마가 그랬듯이. 엄마께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우리 아이 육아에 힘내보고 싶다. 진짜 할머니가 현실에서 안아줄 수는 없겠지만 그런 마음으로 아이를 대하면, 할머니의 마음정도는 보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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