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세계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by 녹차맛아이스크림

엄마의 세계
조리원을 퇴소할 때 7-8kg 정도 빠진 상태였다. 그. 러. 나 집에 와서 관리사님이 해주는 다양한 음식과 어머님의 사랑이 담긴 음식들을 먹다 보니 놀랍게도 퇴소 때보다 1kg가 쪄버렸다.
지난 주말에는 어머님의 배려로 남편과 잠깐 외출할 수 있었다. 조리원 퇴소 이후 2주 만의 외출이었다. 배가 많이 빠졌다고 생각해 임신 전 입던 바지를 꺼냈다가 잠기지 않아 당황하며 빠르게 포기했다. 4-5kg가 가진 무게를 실감했다. 어쩔 수 없이 임부바지를 입고 나가서 외식을 하고, 아기 옷을 교환하고, 기저귀를 사고, 오랜만에 고대하고 고대하던 아이스 디카페인 아메리카노를 사서 집에 오니 3시간쯤 지나있었다. 어머님께서 더 쉬라고 아이를 봐주시고, 장어덮밥까지 시켜주셨다. 관리사님도 매우 좋은 분을 만나서 감사하고, 배려심 깊고 센스 좋은 어머님을 만난 것도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관리사님이 오시는 날이 줄어갈수록 혼자서 해나가야 할 날들에 대한 걱정도 스멀스멀 고개를 들고 있다. 그래도 미리 미래를 걱정하기보다는 닥쳐봐야 느끼는 단순하고도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성격 탓에, 혹은 그런 성격 덕에 아직은 주어진 환경을 누리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온, 만들어갈 세계
처음에 아이 트림을 시키거나 재울 때 뭔가를 할 여유와 생각이 없었다. 그러다 보면 아이를 안고 있는 1분 1분이 길게 느껴졌다. 그래서 유튜브로 10년도 더 된 옛날 1박 2일을 무음으로 해두고 보기 시작했다. 핸드폰으로 아이 음악을 틀어주고 TV로는 무음으로 영상을 본다. 보다 보면 그 옛날 1박 2일을 좋아했던 엄마 생각이 난다. 그리고 좋은 여행지가 소개되면 우리 아이가 어서 커서 같이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대학생이 되고 첫 방학 때, 아르바이트비와 부모님의 지원으로 생애 두 번째 해외여행으로 이탈리아를 다녀왔다. 그때 분명 '꼭 부모님과 다시 와야지'라고 생각했었다. 이렇게 좋은걸 나만 봐서 너무 미안하다는 생각과 함께. 그러나 이탈리아는 고사하고 교환학생으로 일본에 갔을 때도 부모님을 모시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여러 나라를 여행했지만, 부모님과 함께 한 해외여행지는 없다. 엄마는 해외여행을 단 한 번도 하지 못했고, 아빠는 얼마 전에야 모임에서 장가계를 다녀오셨다. 이로써 다시 미안한 마음만 든다. 그때 부모님은 일상이 바빠서, 휴가를 낼 수 없어서 해외여행을 고사했었다. 만약 엄마가 지금까지 살아계셨다면 직장인이 된 이후에는 기회를 만들어볼 수 있었겠다는 아쉬움이 든다. 그러나 결국 직장생활 11년 차인 지금에도 아빠와 해외여행은 가지 못했으므로 그 '만약에'는 성립되지 않는 변명에 불과할 뿐이다. 아빠는 건강문제도 있기 때문에 해외까지 같이 못 간다 하더라도 제주도라도 꼭 같이 가고 싶다. 제주도가 어렵다면 가까운 곳 어디든 좋다! 이제는 식구가 한 명 늘었으니 행복도 배가 될 것이다.

결국 결심만으로는 아무것도 가질 수 없다. 행동해야 한다. 아이에게 가족과 함께하는 기쁨을 선물하고 싶다. 좋은 것을 함께 보고 함께 느끼며 함께 나아가고 싶다. 우리 아이를 만나 더 나은 미래를 꿈꾸게 된다. 때론 외할아버지, 사촌누나들과 때론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만들어나갈 추억의 페이지들이 기대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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