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피할 때 때마침 선선하게 불어 오는 바람과
천막 위를 때리는 얕은 빗소리와
"엄마 내려오지 마세요."
"할머니 사랑해요. 다음에 또 올게요."
"그래 운전 조심해서 조심히 가라"며 조심을 두 번이나 섞는 애정 가득한 인사말과
은은하게 비치는 가로등 불빛까지 모든 게 완벽한 날이었어요.
비 오는 날 우산을 사지 않고 걸었을 때 만날 수 있는 것들이었죠.
게다가 비라는 게 반대편에서 다가오는 자동차의 헤드라이트 불빛이나 가로등의 조명이 없다면 의외로 체감이 덜해 그냥 맞고 가자는 생각이 들곤 하니까요.
어쨌든 비 오는 날도 좋아지게 만드는 날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