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42 댓글 6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내 남은 시간이 14년이라면

by 정린 Mar 02. 2025

14년이 남았다


'곧 한 살 더 먹을 내 나이, 엄마가 세상과 이별한 나이까지 14년이 남았구나'


연말의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늦은 시간 퇴근을 하며 문득 세월을 체감한다.

나이를 먹으며, 엄마가 돌아가신 날로부터 지나온 시간은 길어지는 반면, 내 나이는 엄마의 생이 끝난 나이와 가까워지고 있음을 실감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엄마의 죽음이 안긴 슬픔이 옅어지지는 않는다. 살면서 겪는 다양한 경험들을 나눌 순간에 엄마가 없는 시간이 늘어갈수록 함께하지 못한 채 지나온 시간들에 대한 아쉬움은 쌓이고 서러움은 깊어간다.


엄마가 있었다면...


'이럴 때 엄마가 있었다면 좋아했을 텐데...',

'아...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하면 엄마는 무조건 내 편이었을 텐데',

'내 나이에 엄마가 있다는 느낌은 어떤 느낌일까?'


좋은 일이 있을 때는 뒤늦은 효도를 안겨드리지 못한 아쉬움에, 힘든 일이 있을 때면 고독감의 말미에 엄마가 떠오르고, 그리움에서 의문이 되고, 자기 연민이 되었다가 현실로 돌아온다.


십수 년 전 연말, 죽음을 마주한 엄마


내가 14년 후, 그때 엄마의 나이가 되어 이 세상을 떠난다면 어떨까? 

친구들은 안타깝게는 생각할지 몰라도, 그 나이의 죽음이 말도 안 된다거나 불행하다고 여기지는 않을 것 같았다.


내 남은 날이 십여 년 남짓뿐일 수 있다는 자각, 그것은 죽음을 현실로 느껴보는 감각이었다.


시한부인 병이 있다고 가정해 보는 것보다 혹은 "사람 일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어"라는 말을 막연히 따라 읊는 것 보다도...


14년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그 이상을 살아보았기에 더욱 시간의 길이가 체감되었다.


물론 일반적인 확률상 난 더 오래 살 가능성이 높고,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다만, 이런 생각이 드니 어떻게 살 것인가가 조금 더 선명해졌다.


14년, 그 이상의 시간 나는 이렇게 살기로 했다


그래서 다짐했다.


좋아하는 것을 하는 시간을 늘리고, 좋은 것들을 보고, 하고 싶은 것을 꼭 시작해 보자.


싫어하고 불편한 것을 억울함이 생길 정도로 감내하지 말자. 이런 다짐과 용기로 모든 순간을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싶은 만큼만 하며 살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노력할 것이다.


좋아하고 선택한 것들로 채워가는 삶


남은 시간을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다.

내가 좋아하고 선택한 것들로 더 채우기 위해서다. 엄마가 내 나이로부터 생의 마감까지 살아냈던 그 시간을 나는 이렇게 살아내고자 한다. 엄마가 있었다면 무조건 동의해 줄 거다.


첫 연재에 남기는 글


25년의 첫 주말, 14년을 어떻게 살 것인지 새기고 남긴 이 글을 나의 첫 연재에 남긴다.

이전 01화 아호를 짓다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