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일기 (1)
눈이 유난히 많이 내리던 어느 날, 나의 발걸음은 평소처럼 카페로 향하던 중이었다. 그 때, 초등학생 혹은 중학생으로 보이는 여자 아이 둘이 작디 작은 손으로 큰 노란 우산을 꾹 눌러쓰고 어디론가 바쁜 발걸음을 향하고 있었다. 이 때, 나는 그 뒤에 있었는데, 고의는 아니지만 둘의 대화를 들었다.
여자 아이 A: "너는 왜 자꾸 네 말이 맞다고 하니? 나도~라고 계속 했잖아!"
여자 아이 B: "너 왜 자꾸 우산을 기울어서 써? 내가 눈 다 맞고 있잖아!"
이런 식의 대화가 무작위로 반복되고 있었다.
그 순간, 탁구공이 라켓에 부딪혀 툭 탁 툭 탁 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정말 재미있는 것은 이런 실랑이가 계속되고 있음에도 둘의 손은 우산을 꽉 잡은 채 가던 길을 계속 가고 있다는 점이었다.
마지막으로 내가 목적지에 다다렀을 때, 둘은 직선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계속 가고 있었는데, 내가 들은 마지막 대화는 이랬다.
여자 아이 A: "내 말 좀 잘 들어! 너는 왜 항상 그렇게 사냐?"
여자 아이 B: ".........."
여자 아이 A: "모자는 갑자기 왜 쓰는 거야?!"
여자 아이 B: "아 정말! 추우니까!"
구박하는 듯 핀잔을 주면서도 둘은 계속해서 가던 길을 함께 간다.
우정은 다른 성격을 지니고 다른 생각을 하는 이들이 만나 시간이 갈수록 깊어지는 것이 아닐까?
답답하고 이해가 안 갈 때도 있지만 이들이 만나 관계가 형성되고 깊어지는 것이 세상의 이치아닐까? 이처럼 툭탁거린다는 것은 서툴다는 뜻이고 서툰 것은 순수함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툭탁거린다는 것은 암시적으로 끈끈하게 친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르지만 박자를 맞추듯, 툭탁거리다보면 어느 새 발을 맞추고 상대방에 대해 이전보다 잘, 그리고 더욱 알아갈 수 있지 않을까? 어디서 본 것처럼 계속 볶다보면 그 순간에는 힘들고 화나지만 어느 순간을 지나 서로 이해하고, 성장하며 이전보다 발전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