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하늘과 햇빛이 마냥 집에서 있기엔 아까워 밖으로 나가 무작정 버스를 타고, 버스커버스커가 같이 걷자고 꼬시던 단대 호수에 갔던 어느 날. 헤드셋에서 들리는 노래는 그날의 맑은 하늘과 같았고, 호숫가를 한참 걷다 근처에 있던 카페에 들어가 마신 차가운 커피 한 잔은 불어오는 달달한 바람의 느낌과 같았다.
햇볕과 바람이 좋아 이대로 잠시 시간이 멈추었으면 했던 카페에서 마셨던 그 차가운 커피는 어린 날의 언젠가쯤에 소풍가기 전과 같은 두근거림을 불러왔고, 나는 내게 찾아온 그 두근거림을 그대로 보낼 수 없어 손이 가는 대로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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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대 호수 근처에 있는 카페 마리스에서, 하네뮬레 드로잉북에 코픽 멀티라이너로 그림.
2015 / 148 x 220 mm / Pen on paper + Adobe Photoshop
©greenut(Hye ryeon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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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 greenut 김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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