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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 불빛 Jul 23. 2022

세상에 휩쓸려가지 않으려면

<그냥 하지 말라 - 당신의 모든 것이 메시지다>, 송길영

1.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마냥 읽는 것을 좋아하는 개인적인 성향이나 매주 주기적으로 참석하는 독서모임 때문에 매일 뉴스를 보고 책을 접한다. 이 책은 이미 작년 가을에 출간된 책이기 때문에 나온 내용 상당수는 이미 익숙하고 둔감해진 변화들이었다. 하지만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다만 모두에게 균등하게 온 것은 아니다"라는 윌리엄 깁슨의 말처럼 변화를 그저 바라보는 것과 그것을 해석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행위이다. 스스로를 '마음을 캐는 광부(Mind Miner)'라고 정의한 저자는 단편적인 뉴스의 조각과 평범한 일상의 흔적들을 모아 그 속에 담긴 시대의 욕망과 마음을 읽어내고 일관된 시대의 이야기로 풀어내는 스토리텔링을 보여준다. 이 책의 내용이 뻔하다고 느껴졌다면 그것은 이미 그 이야기를 뻔하게 만들고 소개한 누군가의 덕 때문이 아닐까.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라는 머피의 법칙을 조금 빨리 깨닫고, 한 발 먼저 미래에 도달하고 싶은 독자에게 이 책은 이미 흘러갔지만 충분히 참고할 만한 가이드가 되어 준다.   


2. 변화의 상수 세 가지


저자는 코로나로 인해 '당겨진 미래'를 먼저 화두로 던진다. 과거에도 있었지만, 그 속도가 더 빨라졌고, 앞으로 더 강화될 '변화의 상수'는 모두 세 가지이다. 첫째, 사회는 더 작은 집단으로 분화한다. 둘째, 우리는 과거보다 훨씬 오래 젊게 산다. 셋째, 비대면의 삶의 방식이 더욱 확산한다. 앞으로 10년, 우리가 겪는 변화는 지금보다 더 빠를 것이다. 하지만 미래의 방향을 염두에 둔 계획이 없으면 우리는 시대 변화의 속도에 그저 매몰될 수밖에 없다. 그냥 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먼저 하는 것이 필요하다. 앞의 세 가지 변화의 상수는 우리에게 앞으로도 계속 찾아올 '당겨진 미래'를 예측하는 데 중요한 '생각의 기준점'이 될 것이다. 이미 너무 뻔한 소리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수도 있다. 그럼 그만큼 스스로 변화의 상수와 생각의 기준점을 계속적으로 찾고 조정(현행화) 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메시지다.


3. 10년을 준비하기 위해 필요한 세 가지


인간은 맞건 틀리건 미래를 전망하고 준비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변화를 감지하고 미리 기다리고 있으면 기회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위기가 닥친다. 저자는 향후 10년을 준비하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세 가지를 제시한다. 첫째는 이성적 사고다. 지나치게 많은 정보의 소음 속에 유의미한 데이터를 걸러낼 수 있는 방법은 끊임없는 회의와 숙고, 그리고 반문이다. 팬데믹 시대에 발생한 수많은 가짜 뉴스와 혐오의 현상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이 너무도 어렵지만 개인과 공동체의 생존을 위하여 꼭 필요한 일이라는 점을 깨우쳐 줬다.


둘째는 자신의 업에 대한 진정성이다. 시작과 과정이 모두 드러나는 SNS의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모두가 누가 ‘진짜’인지, 행위의 근본에 무엇이 있는지 쉽게 판별해낸다. 저자는 이러한 진정성을 갖춘 성공적인 브랜딩의 예로 나이키를 든다. ‘Just Do It’이라는 시대의 슬로건 이후로 행동하는 개인들에 대한 신뢰를 담은 메시지를 꾸준히 내세워 왔기 때문에 지금의 나이키에 대한 이미지가 형성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앤드류 포터의 말처럼, 진정성의 정확한 실체는 그 누구도 모르지만 진정성이 없는 것이 무엇인지는 직관적으로 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러한 진정성을 원한다.


셋째는 성숙한 공존이다. 예전에는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쓴다’는 말처럼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결과만 좋으면 됐지만 이제는 그 과정 하나하나까지 모두 따져가면서 돈을 벌어야 하는 시대이다. 기업은 단순히 홍보를 위한 ESG가 아니라 ‘이념 소비’라는 고객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모든 생산 과정을 혁신해야 한다. 개인은 '선한 영향력'이라는 사적 욕망과 공공선이 기묘하게 뒤섞인 단어를 추구하며, 폭증하는 관계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가야 한다.


4. 그냥 하지 말라


결론적으로, 저자는 무언가를 그저 하기 전에 ‘먼저 생각하는 것(Think First)’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지난 10년을 돌이켜 보며 후회되는 결정이나 시기가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나, 그 기간 동안 떠밀리지 않고 조금씩 나아갔다는 것만으로도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다. 쌓인 고민의 총량이 나의 행동과 존재에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을 명심하고, 세상의 변화에 자신을 맞추는 과정을 성실하게 치러내는 것. 그렇게 자연스럽게, 오래, 결국엔 깊게 하는 행동들이 결국 자신을 만들어낸다. 앞으로 10년 뒤, 지금을 뒤돌아보며 비록 많이 부끄러울지라도 지금이 하나의 시작점이 되었다고 회상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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