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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움 Jul 07. 2024

병간호일기

내가 일어날 힘이 없는 그 순간에도..


아이의 큰 수술을 앞두고

나는 기도도 못하고 있는데..

금식이라도 해야 하는데 하면서도

수술 전에 폐렴으로 난리를 겪은 아이의 

컨디션 조절을 위해 더 잘 먹이고자

오히려 아이들과 열심히  먹느라 금식도 못하고 있는 나에게 '금식을 오래도록 하고 있다고, 우리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연락을 주신 어느 권사님의 문자가

크게 위로가 되었다.

내가 오히려 기도할 여유조차 없이 헤매고 있을 때,

어디선가 나도 모르게 열심히 나와 아이들을 위해 기도해주고 있는 많을 분들이 있다고..

그 이야기를 들을 때의 감격이란...

'네가 기도할 수 없는 그 때 조차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고 있으니 걱정 말라'던 엄마의 말이 정말로 와닿는 순간.
너무나 감사해서 눈물이 났다.

그래.. 내가 힘이 없고 쓰러져 있는 그 순간에도

누군가 나 대신, 나를 위해,

우리를 위해 기도해주고 있구나...
너무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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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로, 선물로, 용돈으로, 격려의 말과 위로로,

함께하는 시간으로...

그저 아이가 아프다는 이유로

많은 것들을 받았고

고맙고 감사한 많은 것들을 누리면서도

내 아픔과 절망의 시간들에 매몰되었던 적은 없는지

다시 돌이키고  반성해 본다.

예전에 개그우먼 정선희 씨의 간증을 들었는데

이 말이 유독 기억에 남았다
'내 상처가 내 우상이 되었다.'

나만큼 아픈 사람 있어?
나의 상황을 이해하는 사람 있겠어?
그 정도 가지고 힘들어?
이 정도는 되어야지.

내 상처와 내 아픔으로
오만함을 똘똘 뭉쳐 깔고 앉아서
다른 사람들의 상처와 아픔을
재단하거나 평가하고 있었다.


하지만 하나님의 회복을 경험하고
하나님이 우릴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깨닫고나니
그저 다른 이들의 아픔 옆에서
함께 있어주고 함께 조용히 기도할 수 있게 되었단다.


그냥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고
아무의 소식도 궁금하지 않았던 때가 있었다.
그저 누군가의 평범한 일상이
나에게는 너무 큰 자극이 되고
더 큰 절망이 되고
깊은 비교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되었으니까.

그 깊고도 어두운 터널과 같았던 시간들을
난 아직도 걷고 있다.

여전히 끝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동안 계속 누군가
나의 마음에 노크를 해 주고
곁에 있다고, 잊지 않고 있다고,
해줄 수 있는게 없어서 미안하다고
오히려 사과를 하며 해 줄 수 있는 나름의 방법들로
나를 위로하고 격려하려 했던 많은 이들이 있었다.

그래서 조금씩 일어날 수 있고
조금씩 힘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이가 조금은 회복되는 게 보이고
조금 더 자라가는 게 보여서 그런지도 모른다.

더 큰 아픔의 시간을 겪고 있을 누군가에게는
나의 이야기들이 또 상처가 되고,

아픔이 되고 비교 거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조심스럽고 미안하고 그렇다.

어렵다.
정말 어려운 세계다.


어쨌든 결론은 그 어둡고 긴 터널의 시간들 속을

헤매고 넘어지고 쓰러져서 힘도 없이 누워있을때조차

나혼자가 아니었다는 그 팩트가

날 다시 일어나게 하고

오늘을 버티게하고

다시 또 힘을 내게 한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렇게 다시 나눠줘야지

당신 혼자가 아니라고

당신이 도저히 기도할 힘도 없을 정도로

절망적이고 슬픈 그 순간에도

나도 당신을 기억하고 잊지않고 기도하고있다고


해줄수 있는 게 없어서 미안하지만

그래도 잊지않고 함께하고있다고.


그렇게 돌려주고 나눠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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