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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회색고양이 Oct 29. 2019

징검다리

<징검다리>


태어나 기어 다닐 때부터

망망대해에 놓인 징검다리를

건너고 있었다


태초의 육지에서 발을 뗐을 때엔

징검다리를 아주 빠르게

건널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끝없는 바다에 넘실거리는

짙고 축축한 파도 속으로  

한 걸음의 실수에도 미끄러지는

피곤하고 불안한 지속


징검다리에 잠시 서서

불편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슬픈 일


파리한 안색 회색 안개

차라리 축축한 파도에

몸을 뉘이고 싶다고 생각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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