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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충덕 Nov 27. 2023

장편소설 3편   할레드 호세이니

연을쫓는아이, 찬란한천개의태양, 그리고산이울렸다

소설을 읽으며 가졌던 감상을 옮긴 것이지 서평이나 북리뷰가 아닙니다. 

줄거리도 스포일러도 없습니다.

    



<연을 쫓는 아이> The kite Runner

2012년 5월 2일      


   읽는 내내 슬펐고 가슴이 아팠다.

이틀이나 밤 11시에 퇴근하거나 자정에 퇴근하고도 두 시간가량 책을 덮고 싶지 않았다.

더 읽고 싶었다.

하산이 살아있기를 바랐고, 아미르도 행복하기를 바랐다.

아미르와 하산, 바바와 알리, 라힘 칸, 소라야, 소랍, 사나우바르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것은 아프가니스탄에선 불가능한 일.....     


인샬라.     


새벽 1시 반에 불을 껐고, 5시 45분에 눈이 떠졌다.

다시 책을 펴 들었고, 햇반을 데우면서도, 아침을 먹으면서도 소랍이 행복해졌다는 결말을 보고 싶었다.

행복해질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며 책을 덮고, 표지를 본다.

''죄책감이 선을 행하게 한다."

" 거짓말은 타인의 권리를 빼앗는다는 것이다. “     

작가 할레드 호세이니(KHALED HOSSEINI)에게 감사하며, 번역자의 번역에도 만족한다.     


<천 개의 찬란한 태양> A THOUSAND SPLENDID SUNS

2012년 6월 13일 오전 9:19  

   

   큰 딸아이가 읽고 추천해 준지 몇 년이 지났다.

저자가 할레드 호세이니로 지난달에 읽은 「연을 쫓는 아이」와 같다.

「연을 쫓는 아이」는 2003년에,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은 2007년에 세상에 나온 것이다.

「연을 쫓는 아이」는 혼란한 아프가니스탄의 남자의 삶에 대한 것이고,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은 전쟁 중에 아프가니스탄에 남겨진 여성의 삶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둘 다 시작부터 끝까지 팽팽한 긴장 속에서 읽을 수밖에 없었다.


   잘릴과 가정부 나나가 낳은 마리암은 하리미(사생아)로서 살아가는 고달픈 삶 속에서 고향 헤라트에서 650 킬로미터나 떨어진 카불에 사는 나이 많은 홀아비인 라시드라는 구두장이에게 시집을 갈 수밖에 없었고, 봉건적이고 폭력적인 라시드에게 맞아가며 살아간다.

   마리암의 집 근처에 살던 인텔리였던 바비와 파리바가 낳은 라일라는 유복하게 살며 동네 오빠인 외발이 타리크와 사랑을 나눈다.     


   소련의 침입과 무자헤딘과 탈레반 등이 치르는 내전으로 황폐해져 가는 카불에서 탈출하기 직전 로켓포에 라일라만 상처투성이로 남겨두고 기족을 모두 잃는다. 며칠 전 파키스탄으로 탈출한 타리크를 그리워하지만 이웃집 라시드와 마리암의 간호로 생명을 건진다. 이것은 또 다른 불행의 시작이다.     

라일라를 후처를 맞이한 라시드는 라일라가 아지라라고 부르게 된 딸을 낳자 마리암과 라일라에게 아들을 고대했던 라시드의 가정 폭력은 더해가고..........

   마리암과 라일라의 화해와 서로에 대한 격려는 소설의 국면을 바꾼다.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하려던 마리암과 라일라, 아지자는 실패하고, 라시드에게 더 가혹한 폭력을 당하면서도 잘마이라는 이름의 아들을 낳는다.


   불이나 라시드의 구두 가게가 타버리고 먹고살기가 어려워지자 라시드는 아지자를 고아원에 보낸다.     

소설의 새로운 국면은 죽은 줄 알았던 타리크가 라일라의 눈앞에 나타나고, 잘마이의 입을 통해 타리크의 방문을 알게 된 라시드는 통제할 수 없는 폭력을 행사한다.


   이미 후처인 라일라와 탈출을 꿈꾸었다가 실패한 마리암은 라시드로부터 라일라를 보호하려고 몸으로 라시드의 폭력을 막아 보지만 힘에 부친다. 라시드가 목을 졸라 라일라의 숨통을 조여 가는 순간 마리암은 삽으로 라시드를 내려쳐 숨줄을 끊어 놓는다.

   마리안은 남편이나 친척 남자와 함께가 아니라면 거리를 걸어 다닐 수 조차 없는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라일라가 행복을 찾을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마리암은 라일라에게 파키스탄으로 타리크를 찾아 떠날 것을 부탁하고, 라일라는 한 남편을 공동으로 소유했다는 것보다는 서로의 아픔을 나누어 가졌던 마리암과 함께 떠나고자 하지만 마리암은 자기의 희생으로 라일라를 구한다.     


   타리크를 만나 결혼하고 살아가던 짧은 행복 속에서 라일라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이 끝나자 고향으로 돌아가자고 타리크에게 말하고 새로운 희망을 찾아가는 아프가니스탄으로 돌아온다. 마리암의 고향에 가 마리암과 나나가 살았던 오두막을 찾아가 보고 마리암을 아꼈던 지인으로부터 잘릴이 나나에게 죽기 한 달 전 보냈던 편지와 유품을 받아 든다. 딸을 사랑했으나, 따나 보내야 했던 자신을 원망하라며 남겨둔 편지와 달러는 가슴을 미어지게 한다.


   수많은 고통을 감내하며 살아가던 그들에게 아프가니스탄을 새롭게 가꾸려는 희망을 실천하며, 소설이 끝난다. 나는 가족과 직장이 있고, 건강하며, 전쟁 중에 있지 않다는 것만으로도 더없이 행복하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산이 울렸다 > AND THE MOUNTAINS ECHOED 

2013.9.15.


 <연을 쫓는 아이>, <찬란한 천 개의 태양>에 이어 만난 할레드 호세이니의 <그리고 산이 울렸다>를 읽다.     

아프가니스탄 출신으로 소설 속에서 미국과 프랑스에 살고 있는 자매인 압둘라와 파리의 사랑과 슬픔을 그렸다. 허구이지만 읽다 보면 현실처럼 느끼게 한다.     


   파리를 낳다가 죽은 어머니를 대신하고, 살아가는 것이 힘든 아버지의 몫까지도 동생인 파리를 향해 쏟는 오빠 압둘라는 치매로 잊을 수 없고 그토록 기다리던 파리를 만나고도 알아보지 못하는 슬픔은 수십 년이라는 세월 때문만은 아닌 듯.......  파리는 세 번째 어머니인 닐라 와디티를 엄마로 알고 함께 프랑스에서 살아가며 늘 무언가 삶에서 빠져 있음, 부재에 슬퍼하고.....     


   여러 번 나가 등장하지만 같은 나가 아니다. 

어느 곳에서는 파리가 되기도 하고 어느 지점에서는 압둘라의 딸이기도 하다.


   그리스 출신으로 아프가니스탄에서 봉사하는 성형외과 의사가 압둘라와 파리의 가족사를 나비를 통해 전달받아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파리에게 전하는 메신저로 나온다.


   나비의 삶도 희생과 충심을 보여준다.     

날라의 자유분방한 삶. (프랑스인의 자유분방한 삶은 이해하기 힘들다. 젊었을 때는 아! 나도 이런 분위기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나이가 들수록 아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힘이 빠져서 이리라.)     

와디티의 고독한 삶. 

사부르의 고달픈 삶.

압둘라의 고달픈 삶과 이복동생을 지원하는 가족애 등등

슬픈 이야기다. 하지만 곳곳에 기쁜 이야기도 있다.     


   여기저기 공간과 시간을 옮겨 다닌다. 

이야기를 패치워크한 듯하면서도 맥이 닿아 있다. 

번역자가 권한대로 1, 2장을 다시 읽어본다. 

1장에 등장하는 악마를 극복한 이야기가 왜 이곳에 배치되었나, 

그래서 제목의 에코라는 단어가 뚜렷해진다.     


   내가 읽은 것은 현대문학에서 2013년 7월 초판 1쇄, 본문 583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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