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엘리엇의 소설
미들마치는 영국 어느 지방 이름이자, 조지 엘리엇(여류작가, 황무지를 쓴 T.S 엘리엣이 아님)이 쓴 여러 편 소설 중 가장 잘 쓴 거란 평가를 받는 소설이다. 조지 엘리엇의 소설은 <오만과 편견>을 쓴 제인 오스틴을 이어 <테스>를 쓴 토마스 하디, <채털리 부인의 사랑>을 쓴 D.H. 로렌스로 영국 소설의 전통이 이어진다.
<미들마치>는 도로시아와 캐소본, 리드게이트와 로저먼드, 메리와 프레드라는 세 쌍의 사랑 이야기다. 각자의 꿈과 좌절을 그린다.
도로시아는 남다른 지적 성취를 이루려는 열정이 넘치는 인물이다. 27살이나 연상인 캐소본 목사를 통해 그녀의 꿈을 이루려 결혼하지만, 사람을 잘못 봐서(캐소본은 도로시아의 수준을 뛰어넘거나, 이끌어 주지 못한다) 실패한 결혼 생활을 하다가, 죽은 남편의 조카와 사랑에 빠진다. 도로시아의 열정은 요즘에도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캐소본과 도로시아의 심리적 갈등을 작가가 글로 여러 각도에서 풀어놓은 걸 보고 놀란다.
의사인 리드게이트는 의학 분야에서 열정을 갖고 있지만, 아내 로저먼드의 사치스러운 생활로 빚을 진다. 리드게이트는 아름다운 아내에게 이상적인 역할을 기대했고, 로저먼드는 남편의 의학적인 꿈보다는 귀족 집안의 자제라는 신분에 끌려 결혼했던 거다. 완벽한 결합이라 기대한 둘의 결혼은 ‘재앙’이 되었다. 미들마치를 떠나 큰 수입을 얻어 경제적으로는 부유하게 됐으나 리드게이트는 꿈을 실현하지 못해 스스로 실패한 삶을 살았다고 생각한다.
메리는 프레드를 사랑하지만 확실한 직업을 갖지 않으면 결혼하지 않겠다고 말해 건달 프레드를 훌륭한 농장 관리인이 되게 한다. 위선적인 남편 불스트로드(유산을 상속받기 위해 죽은 딸과 손자의 존재를 감춘)의 추문에도 불구하고 그의 곁에 머무는 부인 등.
소설 미들마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인생 속에서 숨겨진 복잡한 얼굴, 소리 없는 찾아오는 비극, 크고 작은 성공과 실패 등으로 평범한 사람의 순간순간 심리를 잘 그린다.
<미들마치>는 ‘지만지’에서 2012년 1월 초판 1쇄, 본문 168쪽 분량으로 내놨다.
어떤 책에서 보고 살 책 목록에 담아두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지만지’에서 출간한 <미들마치>는 원전을 발췌 번역한 것이고, 등장인물이 많고 복잡하다. 분량은 적어도 읽고 나서 줄거리를 요약하기 어렵다. 완역본(검색해 보니 2023년 봄에 4권 세트로 출간됐다)이 가진 가치를 높게 평가할 수 있다. 다행히 책 앞에 작품 해설과 전체 줄거리 요약이 실려 있다. 소설 마지막 장을 덮고서 다시 작품 해설과 줄거리 요약을 읽어보니 답답함이 조금 누그러진다. 아마도 출판사에서 나 같은 독자를 위해 배려한 듯하다.
2016년 3월 26일 토요일
2012 미들마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