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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충덕 Feb 19. 2024

아직도 가야 할 길

M. 스캇 펙 지음

   원제는 [The Road Less Traveled]다. 2009년 4. 29일에 사두고 8년 만에 읽는다. 왜 이렇게 묵혀 둔 건지. 스테디셀러라기에 사고 보니, ‘성장과 종교’, ‘은총’이 장제목이기에 종교적인 글이리라 생각했으리라. 종교에 무관심을 넘어 알레르기가 있기에 차일피일 미루다가 묵혀 둔 듯하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은 영혼의 성숙에 관한 책이다. “게으름은 영혼의 성숙에 가장 큰 장애물이며, 게으름의 주된 형태는 두려움이다.”라는 문장에 공감한다. “현실을 변화시키는 데 따른 두려움, 현재의 위치에서 더 나아가면 무언가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그리고, “악의 가장 극단적인 형태는 사회적 권력이다.” 사회적 권력을 악의 극단적인 형태로 보는 것에서 후속작 『스캇 펙 박사의 평화 만들기』을 쓰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여기엔 조직과 사회를 움직이는 동력으로 ‘공동체 만들기’를 제시하고 있다. 악인 사회적 권력은 공동체를 통해 풀어야 한다는 거다.      

   정신과 의사인 스캇 펙의 일상인 진료 과정의 경험을 토대로 쓴 글이라 내용이 쉽다. 어디서도 얘기하지 않는 걸 글로 표현하기도 했고, 칼릴 지브란의 글도 인용한다. 

   ‘인생은 문제와 고통에 직면하는 것’ 삶은 고해(苦海)다. 삶이 고통스럽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를 이해하고 수용하게 되면 삶은 더는 고통스럽지 않다. 비로소 삶의 문제에 대해 그 해답을 스스로 내릴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즐거운 일은 나중으로 미루는 것은 하루하루의 생활에서 괴로운 일과 즐거운 일을 계획적으로 짜되, 고통을 먼저 겪은 뒤 즐거움을 갖게 되면 그 즐거움을 더 잘 즐길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이것이 삶을 풍요롭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자신을 스스로 존중하는 느낌은 정신 건강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며, 자기 훈련의 주춧돌이다.

   부모는 일관성 있고 변함없는 진지한 관심과 사랑을 베풀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부모가 자식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귀중한 선물이다.

   시간을 내 해 볼 용의만 있으면 무슨 문제든지 해결할 수 있다. 문제란 그대로 사라져 버리지 않는다. 문제는 직면해서 해결하지 않으면 그대로 남는 것이며, 영원히 정신적인 성장과 발전의 장애가 되고 만다. “네가 문제 해결에 참여하지 않으면 네가 문제의 일부가 되고 말 것이다.”


   성격 장애라고 진단을 내리게 되는 환자는 책임을 회피하는 정도가 비교적 심한 사람이다. 우리는 자신의 행동에 따른 책임을 회피할 때, 그 책임을 다른 어떤 개인이나 조직 등에 떠넘긴다. 이것은 자신의 권리를 양도하는 것이다. 에리히 프롬은 이를 ‘자유로부터의 도피’라고 표현한다.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도전과 그에 따른 고통을 피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가진 것이 없이는 아무것도 포기할 수 없다. 당신이 이긴 적도 없으면서 이기기를 포기하면 당신은 처음 시작했던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것인데, 그것은 바로 실패자다.   

  

   사랑에 대해 ‘자기 자신이나 또는 타인의 정신적 성장을 도와줄 목적으로 자기 자신을 확대시켜 나가려는 의지’라고 스캇 펙은 정의하고 글을 써간다.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특별히 성적인 것과 관련된 애욕의 경험이며, 사랑에 빠지는 경험은 예외 없이 일시적이다. 사랑에 빠진다는 현상과 그러한 사랑이 언젠가는 끝나고 만다는 불가피한 사실이 본질이다. 사랑에 빠지는 일은 한 개인의 한계나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부분적, 일시적인 자아 영역의 붕괴다. 한 개인의 한계를 확장하는 데는 반드시 노력이 뒤따라야 하지만 사랑에 빠지는 일에는 노력이 필요 없다. 사랑에 빠지는 경험이 그 사람의 정신적 발전을 북돋아 주는 일은 거의 없다. “사랑에 빠졌을 때 세상이 다 자기 것 같은 환상적이고 유아기적인 결합과 퇴행이 없었다면, 행복하든 불행하든 현재 결혼 생활을 하는 사람 중 많은 사람은 공포감마저 드는 현실 때문에 결혼하지 않고 아이도 낳지 않았을 것이다.” “사랑에 빠져 결혼까지 이르는 까닭은 아마도 그 경험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는 환상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하는 “눈에 콩깍지가 끼었다”는 말이 같은 의미일 거다.

   스캇 펙은 “사랑에 빠져 성행위를 할 때 수반되는 자아 영역의 일시적 붕괴는 다른 사람과 함께 참사랑으로 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시발점이다.”라고도 한다. 


   의존하는 것도 사랑이라 생각하는 것은 사랑에 관계된 두 번째 그릇된 개념이다. 궁극적으로 의존성은 관계를 만들기보다 파괴한다. 또 사람들을 일으켜 세워 주기보다는 파멸에 이르는 문으로 밀어 넣는다. 의존성의 특징은 정신적 성장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진정한 사랑은 그 목적이 항상 정신적 성장이고, 사랑이 아닐 때는 그 목적이 항상 다른 것에 있다.

   ‘사랑은 느낌이 아니다.’ 스캇 펙은 사랑이란 하나의 행동이고 활동이라고 한다. 들어주는 일은 사랑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혼 생활에서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크든 작든 책임감을 가지는 것은 모든 진정한 사랑의 관계에 기반이 된다. “얕은 시냇물이 시끄럽지만, 깊은 강물은 소리 없이 흐른다”라는 말이 있다. 어떤 사람이 감정을 잘 조절하고 평정을 유지한다고 해서 그 사람은 정열적인 사람이 아니라고 간주할 수는 없다.  

   

칼릴 지브란을 인용한다.

“당신의 아이는 당신의 아이가 아니다. 그들은 그 자체를 갈망하는 생명의 아들, 딸이다. 그들은 당신을 통해 태어났지만, 당신으로부터 온 것이 아니다. 당신과 함께 있지만, 당신의 소유물이 아니다. 당신은 그들에게 사랑을 줄지라도, 당신의 생각을 줄 수 없다. 왜냐면 그들은 자신의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중략) 당신은 그들을 애써 닮으려 해도 좋으나, 그들을 당신과 같은 사람으로 만들려고 해선 안 된다. 왜냐면 인생은 거꾸로 가는 것이 아니며 과거에 머물러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당신은 활이 되어 살아 있는 화살인 당신의 아이들을 미래로 날려 보내야 한다. (하략)”     

칼릴 지브란의 결혼에 대한 ‘분리되어 있음의 지혜’도 인용한다.(p.245~246)   

  


3부 성장과 종교, 4부 은총에서는 옮기고 싶은 것이 없다.


2017.02.19


https://brunch.co.kr/@grhill/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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