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시를 쓰다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리다 Nov 20. 2023

가을바람


가을바람이 이토록 거세게 부는 이유는

단순히 고통을 주기 위함이 아닐 것이다.


올해에 남아야 할 잎사귀들,

내년으로 가져가서는 안될 미련들을

가지 끝에서 세차게 털어내고


실오라기 남지 않은 가벼운 손으로

다음에 올 것들을 가득 맞이하라는

고귀한 가르침일 것이다.


수많은 세월을 살아보니 이제는 느껴진다.

봄여름을 지나며 붉게 물든 마음들이

모두 바닥에 떨어지고 나면


 눈이 머리 위로 내려

그 설움을 토닥여 주리라는 것을.

매거진의 이전글 사랑은 인내함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