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관계를 맺는 것을 어려워하는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관계에서 오는 불편함을 사람들이 꺼려 한다는 것이 하나의 이유라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혼자 편하게 지내던 생활을 버리고, 상대방을 위해 변해야 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또 홀로 있을 때는 마음껏 뽐내던 내 자존심을 상대방을 위해 굽혀야 하는 것이 싫어서.
이런 마음들이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삶에서 맞이하는 모든 선택에는 명과 암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한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듯이, '혼자'라는 이름에는 '외로움'이 따르고, '우리'라는 이름에는 '불편함'이 따른다고 말이다.
나 또한 관계를 이어가며 느끼는 불편함의 무게가 가볍지는 않지만,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이 무게를 감내하고 있다. 사람으로 살아간다면 필연적으로 버텨낼 수밖에 없다는 생각. 그리고 지금 이 불편함이 싫다고 내팽개치면, 다른 누구를 만나도 결국, 또다시 똑같은 행위를 반복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삶을 살아가는 것이 팍팍해서 나 자신을 지키기도 급급한 요즘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만을 생각하려는 욕심은 저 멀리 던져두어야겠다. 불편함을 감수하려는 용기가 사람 사이의 깊음을 만든다는 믿음을 되새기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