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나 뉴스를 보면 별의별 갑질 사례들을 많이 보게 된다. 어린 편의점 직원에게 폭언과 욕설을 한다거나, 기초 수급자가 이사비를 주지 않는다며 주민센터 공무원을 폭행한다거나, 비싼 아파트에 사는 주민 일부가 나이 든 경비원이나 택배기사들을 업신 여기는 등의 정말 어처구니없는 사건들이 우리네 삶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음을 느낀다.
한숨만 나오는 이런 상황들이 어째서 이리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일까? 나는 잠시 고민을 하다가 문득, 이런 일들은 갑질을 하는 사람들의 어긋난 심리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세울 것이 없어서 한껏 낮아진 자존감을 상대적으로 만만해 보이는 사람을 통해서 채우고자 하는 보상심리. 또 한 편으로는 자신의 사회적인 위치를 실제적인 위치보다 높게 책정하고, 그 착각을 토대로 남들을 하대하는 그런 마음들 말이다.
나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내가 존중받을만한 사람이긴 하지만, 그리 대접받아야 하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해왔다. 그 이유는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처럼, 사람 사이에는 결코 높고 낮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가끔 어떤 사람들은 남들보다 부족하게 산다거나 평범하게 산다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지만 나는 그런 삶 또한 즐거움이라 생각한다. 함께 지내는 사람들과 눈높이를 같이하고, 서로 존중하며 평범하게 사는 것이 뭐가 나쁜가? 스스로를 그저 보통의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의외로 삶이 자유로워진다. 나에게 많은 것을 기대할 필요도 없고, 주어진 것보다 많은 부담을 견딜 필요도 없이 딱 내 역량만큼만 살면 된다는 목표가 생기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부족한 것을 타인을 통해 채우려고 하지 말자. 또 자신에게 쌓여있는 분노와 악한 감정들을 애꿎은 타인에게 쏟아내지 말자. 그리고 나를 대하는 태도에 유함을 가지고 스스로를 내려놓자. 매일 당당할 것 같은 존재도 살다 보면 누군가의 손을 빌려야 하고, 또 누군가에게 고개 숙여 부탁을 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오기 마련이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