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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다 Jul 03. 2024

티볼부원이 늘어나다

티볼부 감독이 되다 (5)

 지역 예선 결승에서 패배를 경험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한 학생들도 있었으나, 대회가 끝난 이후 아이들에게는 이전과 다른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우리가 연습하거나 갖추어야 하는 부분들에 대해서 직접 나에게 설명을 하러 오는 친구들도 있었고, 스스로 타격 연습을 해야겠다며 열의를 불태우는 친구들도 있었다.


 티볼부에 대한 변화들은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천천히 이루어졌다. 대회 참여 종목 중 티볼이 가장 먼저 결과를 이루어서 그런지 평소에 야구나 티볼에 관심이 있었던 학생들이 티볼부에 들어오고 싶다고 찾아왔다. 또 열심히 하고 있는 티볼부를 위해서 체육교과 선생님께서 새 장비를 구매해 주시고, 타격 기술이나 훈련법과 관련하여 독려를 해주시는 등 환경적인 부분에서도 든든한 지원이 생겨났다. 이외에도 예체부 선생님께서 교내에 마련된 체력단련실을 사용할 있게 허락해 주시고 편의를 봐주시는 등 티볼부 운영에 힘이 날만한 일들이 많이 생겨났다.


 이런 들뜬 분위기 때문인지 나도 스스럼없이 지갑을 열게 되었다. 타격 훈련을 위해 필요했던 타격 네트와 기타 장비들을 사비로 구매하여 티볼부에 기증을 하였고, 아이들의 실력 향상을 위해서 전문적인 훈련법이나 아이들 개개인에게 맞는 연습 방법을 찾아보는 등 일과 외의 시간들을 티볼에 관련일에 많이 할애했다.


 시 대회를 준비하기 위한 첫 연습을 시작할 때 늘어난 부원들의 모습을 보니 무언가 뿌듯한 느낌이 들었다. 운동장 한편에서 노란 공을 주고받는 운동부에서 어엿한 스포츠팀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물씬 들었다. 그리고 저마다 티볼부에 속해있다는 자부심을 느끼며 이전보다 더 씩씩하게 연습에 임하는 모습들이 어쩐지 코 끝을 찡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그냥 인원수가 많아진 것은 하나의 문제점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비를 하면서 서로 손을 맞추어보고, 템포를 맞추어 가는 것이 중요한데 새로운 부원들과 함께 연습을 하니 여기저기 부실한 부분들이 많이 생겨났다. 


 이런 삐걱대는 상황 때문일까? 갑작스럽게 변한 상황들이 티볼부를 배부르게 하고, 그 배부름이 우리를 둔하게 만들 수 있겠다는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이 둔함이 언젠가 티볼부를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생각도 함께 생겨났다.


 규칙을 모르는 학생들에게는 다시금 규칙을 가르쳐야 하고, 기존에 있던 학생들은 새로이 팀워크를 맞추는데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상황.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먼 우리 티볼부에게 이런 상황은 어떻게 작용될지에 대해 여전히 불안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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