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고 찬란했던 시절에는 원하지 않았더라도 자연스레 빚을 지게 될 수밖에 없다. 먹고, 자고, 공부를 할 때 금전적으로 부모님께 지게 되는 빚. 바쁘다는 핑계로 인연을 등한 시 할 때 생기는 친구나 지인들에 대한 빚. 그리고 힘들다는 이유로 노력하는 것을 미루다가 자신에 삶에 지게 되는 빚까지. 각각 중요한 사건임에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여기는 것인지, 젊은 시절에는 이런 빚들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그냥 넘어갈 때가 많다.
하지만 이렇게 쌓아온 시간들은 젊음이 사그라드는 순간에 결국 이자를 더해 청산하게 된다. 언젠가 여유가 생겨 누군가를 만나고자 하더라도 친구들은 이제 연락이 되지 않고, 드디어 원하는 것을 찾았음에도 쌓아온 것이 없기에 바라던 꿈은 점점 희미해지고 만다. 그리고 보답하려 했던 소중한 인연들은 더 이상 손이 닿을 수 없는 곳까지 멀어져 돌이킬 수 없게 되기도 한다.
지금에 와서 드는 생각이지만 삶의 시기에 따라 떠올리게 되는 마음이 사뭇 다르다는 느낌이 든다. 젊음은 눈부신 만큼 스스로의 눈을 멀게 만들고, 나이 듦은 황혼의 때에 길게 늘어진 자신의 그림자 앞에서 후회를 하게 만든다는 그런 생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