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벤치에 앉아 아름드리 큰 나무를 보고 있으면 줄기로부터 뻗어 나온 여러 개의 가지들이 하나의 갈림길처럼 보일 때가 있다. 줄기에서 빠르게 돋아난 가지는 높이는 낮지만 튼튼하게 자라고, 위로 곧게 솟구친 가지는 가늘지만 멀리서도 보일 만큼 아득하게 자라는 모습.
나는 각각의 선택을 한 가지들이 위치에 따라 다른 형태를 가지지만, 결국은 하나같이 꽃을 피우는 모습을 보며 우리의 삶도 그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찍 사회로 뛰어들어 낮은 자리에서 투박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 혹은 누군가에게 칭송은 받지만 불어오는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 그러나 그 모두가 때가 되면 하나같이 예쁜 꽃을 피우고야 마는 모습.
나는 이런 모습들을 보며 나무도, 인생도 어떤 선택을 했는지 보다 자신의 계절이 오기까지의 인내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