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충무사) [2020.2.8.]

전라권

by 그리다

나는 책을 읽고 나서 해당 도서의 배경이 되었던 장소나 관련이 깊은 지역을 직접 찾아가 보는 것을 좋아한다. 여행을 떠나던 당시에는 임진왜란과 관련된 책들을 읽고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문득 이순신 장군의 기록이 있는 곳들을 방문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표적인 곳으로는 아산 현충사가 있기는 했지만 나는 조금 더 오래된 기록이 있는지를 찾아보았고, 그러던 중에 완도의 충무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곧장 그리로 떠나게 되었다.




고금 시외버스터미널


충무사가 있는 고금도는 주소상으로는 완도군에 속해있었지만, 강진군을 통해서 가는 것이 조금 더 수월했다. 그 이유는 군청이 속해있는 완도가 고금도 보다 아래쪽에 위치해 있어서, 완도를 거쳐 고금도를 가는 길은 어찌 보면 돌아서 오는 형태였기 때문이다.


나는 강진군 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고금도에서 내린 후, 다시 버스를 타고 충무사에서 내렸다. 터미널에서 충무사까지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았지만 버스 배차시간이 길어서 그 소요가 오히려 더 길다고 느껴졌다.






충무사 입구

충무사의 입구에 도착하니 하마비와 홍살문이 우뚝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하마비는 보통 궁궐이나 문묘 등의 앞에 세우는 비석으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타고 있던 말에서 내려야 함을 알리는 비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이 하마비를 보자마자 조금 더 엄숙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몇 걸음 지나서 격식과 예절을 차려야 하는 장소임을 말해주는 홍살문을 보니 한층 더 발걸음이 조심스러워졌다.




충무사 내부


관왕묘비가 있는 곳 등을 지나가니, 이순신 장군의 신위를 모시고 있는 사당이 나왔다.


충무사는 여타 다른 유적들과 비교하면 크기가 작은 편이었는데, 오히려 이것이 청빈하고 근검한 삶을 살았던 이순신 장군을 더 잘 표현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충무사


또한 사당 내부에는 임진왜란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는 그림들과 함께, 이순신 장군이 활동하던 때의 전라우수역의 군사조직과 운영실태를 알 수 있는 '우수영전진도첩' 사진이 전시되어 있어서 흥미로웠다.


외부에는 짧은 산책로와 함께 우물이 하나 만들어져 있었는데, 이 우물은 연도(連島) 공사가 있기 전, 별도의 섬이었던 묘당도에서 이순신 장군과 병사들이 식수로 사용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월송대

다음으로는 곧장 월송대로 갔다. 이곳은 노량해전에서 순국한 이순신 장군의 유해를 임시로 안치했던 가묘 유허라고 할 수 있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1598년 11월 19일 노량해전에서 순국한 이순신 장군의 유해는 3일 뒤인 11월 22일에 이곳에 도착한 후 약 10일간 안장되었다가 아산으로 운구되었다고 한다.


근처 비석에는 '장군이 1598년 11월 19일 노량해전에서 순국하자 본영이었던 이곳에 80여 일간 안장한 후 이듬해에 충남 아산으로 옮겼다.'라는 문구가 쓰여있는데, 완도군청에서 안내하는 내용과 사료를 분석해 보면 80일이 아니라 10여 일간 안장되어 있었다는 것이 정설로 여겨진다. (현재는 해당 비석이 교체된 것으로 보임.)


[80일이라고 쓰인 것은 이순신 장군의 유해가 지금의 묘소(어라산)로 안장되기 전, 1599년 2월 11일 아산 금성산에 안장되었던 시기까지를 계산하여 그런 것이라는 추측을 해볼 수 있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의 유해가 12월 13일 이전에 아산 본가에 도착했다는 기록과 고금도(묘당도)에서 아산까지의 먼 운구거리를 생각하면, 고금도에서는 실제로 약 10여 일 간만 안장되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 든다.]


월송대와 관련하여 덧붙이자면 이순신 장군의 유해를 모셨던 자리에는 아직 풀이 자라지 않는데, 이것은 그 자리에 이순신 장군의 기가 서려 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충무사 주변 모습

기타 충무사 주변에는 이순신 장군과 관련된 기념비들이 위치해 있고, 인근에는 충무사를 관리하는, 사무소 건물이 존재하고 있다.


이외에도 주변으로 약산도와 함께 오밀조밀한 섬들이 보이는 바다가 펼쳐져 있는데, 이 풍경을 보면서 임진왜란 당시의 상황이나 지형 등을 상상해 보는 것도 완도 여행의 좋은 의미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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