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란 사실 어떻게 해도 지워지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지울 것이지를 고민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남길 바라는지를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기억을 주는 것은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이지만, 그것을 어떻게 간직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하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아픈 기억이 있을 때, 그 아픔의 이유들을 모두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나에게 남게 될 기억의 결정권을 타인에게 주는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조금 더 멀리보는 시선과 나를 생각하는 마음을 가지고, 추억을 함께 나눈 사람들을 이해하고 고민하면서 그 기억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2012.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