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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다 Jun 03. 2021

물웅덩이


멀찍이서 지켜보니

떨어져서 고인 빗방울이

푸른 하늘을 비추고 있다.


그 투명함에 비친 하늘을

웃으며 바라보는 사람들.


나는 이유 없는 부끄러움에

하늘을 올려다볼 수 없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물웅덩이가 되고 싶다.


지금보다 더 노력하지 않고

무언가 더 가지지 않아도

고개를 숙인 자세로

하늘을 볼 수 있게 해주는 그런.


넓은 호수가 된다면 좋겠지만

내 안에 깊음이 부족하니

그저 작은 물웅덩이라도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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