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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다 Jul 21. 2021

착시


노을이 이제 막 노란빛을 낼 때쯤

푸른 달이 유난히 빨리 움직이기에

달이 뭐 저리 빨리 흘러가나 했는데

자세히 보니 그 아래 있는 구름이

저 혼자 급하게 가는 것뿐이었다.


나는 순간의 착시에 바보 같음을 느껴

소리 없이 빙긋 웃음을 짓기도 했으나

이내 세상 모든 것이 저 하늘처럼

어느 하나의 움직임으로 인해

주변의 모든 것들이 멀어지고

또 가까워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다시 한번 찬찬히 달을 바라보게 되었다.


누군가가 오른쪽으로 가면

가만히 있던 사람은 원치 않아도

왼쪽으로 치우친 것처럼 보이게 되는 것.


어느 한 사람이 멀어지려 하면

붙잡으려는 사람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남은 사람도 그 속도만큼 멀어지게 되는 것.


어쩌면 우리는 이 아득한 세상 속에서

저마다의 착시에 빠져 살아가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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