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시를 쓰다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리다 Jul 17. 2021

밤 비


어젯밤에는 비가 내렸다.

창문 너머로 들려오는 

나직한 빗소리

빗방울이 바닥을 적시자

가득했던 뜨거움이 가라앉는다.


노란 가로등 옆에서

떨어지는 빗방울과 함께

가는 실처럼 흩날리고 있는 나의 밤

투명하게 부서지고 있는 풍경에는

어제의 걱정도, 오늘의 설움도 없다.


촘촘한 방충망을 뚫고

내 언저리에 맺히는 물방울

너는 나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무슨 간절함이 있어서

몸이 부서지면서까지

내게 닿으려 했던 걸까


비가 그치면 마주할

어느 골목길의 흔한 풍경

그처럼 다시 말라버릴 나의 마음.

그래도 이 순간만큼은 내 마음을 돌이켜

저 깊이 잠들어 있던 슬픔을 노래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소나기 떨어지던 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