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에 푸른 하늘을 보고 있으니 어째선지 지난봄이 생각난다. 10년은 족히 되어 보이는 커다란 벚나무. 그리고 불어오는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들. 눈송이처럼 내리는 그 하얀 꽃잎을 잡으려 두 손을 허우적대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괜한 자존심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지 않았다거나 게으른 욕심쟁이처럼 두 손을 펼치고 가만히 서 있기만 했더라면 아마 단 하나의 꽃잎도 손에 쥐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을 붙잡는 일이 이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꽃잎을 흩날리게 한 바람처럼 우연한 시간의 흐름이 무수한 인연들을 내 곁에 밀어 넣겠지만, 이를 붙잡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결국 어느것 하나도 곁에 둘 수 없게 되는 것이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