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끝내고 나오니 하늘이 흐렸다. 당장이라도 비가 내릴 것 같은 날씨에 나는 벌써부터 가슴이 설렜다. 구름이 짙다고 해서 무조건 비가 내리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피부를 통해 전달되는 어떤 느낌을 통해 곧 비가 내릴 것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보통 비가 오기 직전에는 풍경의 색이 달라지고, 바람의 향기가 달라지며 공기의 무게가 달라진다.
어제와는 달라진 하루를 만끽하다 보니 문득 네가 떠오른다. 너를 만나러 가던 날도 마치 오늘처럼 주변의 모든 것이 달라졌다. 풍경은 선명해졌고, 바람은 향기로웠으며 날아갈 듯 공기는 가벼웠다. 아주 잠깐 너를 생각했을 뿐이지만 불어오는 바람이 한결 가벼워진다.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비와 너를 마음에 담을 수 있어 참 좋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