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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다 Sep 04. 2021

구름


높은 데서 떠있는 흰 구름 아래로

짙게 물든 실구름이 서둘러 흘러간다.


높고 무거운 마음들은

가만히 서있는 저 흰 구름처럼

언제나 그 자리에 머무르고


낮고 가벼운 마음들은

실구름처럼 빠르게 왔다가

빠르게 사라지고 만다.


그래서 나는 지금 구름을 보며

바람이 부는 강가에서 반성을 한다.


이미 과거 속에 잊힌 것과

빠르게 잊히게 될 것에 담아두었던

나의 어리숙한 마음이

무척이나 가벼웠음을 시인하고 있다.


하늘 아래에서는

부끄럽지 않아야 하는데

어째선지 하늘을 올려다볼수록

나는 점점 더 부끄러워지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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