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데서 떠있는 흰 구름 아래로
짙게 물든 실구름이 서둘러 흘러간다.
높고 무거운 마음들은
가만히 서있는 저 흰 구름처럼
언제나 그 자리에 머무르고
낮고 가벼운 마음들은
실구름처럼 빠르게 왔다가
빠르게 사라지고 만다.
그래서 나는 지금 구름을 보며
바람이 부는 강가에서 반성을 한다.
이미 과거 속에 잊힌 것과
빠르게 잊히게 될 것에 담아두었던
나의 어리숙한 마음이
무척이나 가벼웠음을 시인하고 있다.
하늘 아래에서는
부끄럽지 않아야 하는데
어째선지 하늘을 올려다볼수록
나는 점점 더 부끄러워지기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