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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다 Jan 13. 2022

불안의 밤


 불안함은 마치 새벽과 같다. 잠들지 못하는 밤에 어김없이 찾아오지만 결국 아침이 오면 실체 없이 사라지는 허상에 불과하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불안에게 오래도록 시달려왔다. 지구의 그림자가 달을 가리듯, 불안은 그 손으로 희망의 형태를 조금씩 변형시켰고, 어제를 훌륭하게 살아낸 나를 후회하게 만들었다.


 자고 일어나면 잊히는 꿈처럼, 마주한 오늘은 여느 날처럼 괜찮다. 물론 피곤하고, 힘들고, 아프기도 하지만 불안이 만들어낸 잔상과 비교해 보면 훨씬 살아볼 만한 하루다.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나는 어리석었던 어제의 나를 생각하며 작은 바람을 혼잣말 처럼 중얼거렸다. 오늘의 괜찮음이 지난밤의 불안을 어루만져 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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