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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다 Jul 05. 2022

개미


이른 아침부터 일어나

무언가에 홀린 듯

이리저리 헤매는 여린 생명들


그 사이에서

자기 몸집보다 두어 배는 큰 먹이

수십 배는 큰 사명을 나르는

한 녀석이 나의 눈길을 이끈다.


바람이 부는 탓에

이리저리 흔들리는데도

물고 있는 것을 끝끝내 놓지 않고

한 걸음씩 나아가는 작은 몸짓


혼자 다 삼키기에는 큰 것

그러나 함께 나누기에는 충분한 것


결국 너에게도

소중한 무언가가 있기에

그렇게 아등바등 살면서도

힘을 낼 수 있는 것이구나.


신호가 바뀐다.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흰 줄이 그어진 까만 길 위로

걸음을 내딛는다.


저마다의 간절함을

붙잡고 있는 그들에게도

오늘 하루 바람이 불어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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