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럽던 날에 흘린 눈물처럼
비는 수없이 떨어져 내리고
나는 언제나 그랬듯 버스를 타고
그 사이를 흐르고 있다.
내가 속한 곳은 차갑고
1센티 너머의 밖은 뜨거워서
그 경계에 서리는 희뿌연 김
그것이 내게 의미하는 것이
희미함인지 아니면 짙어짐인지는
오늘의 내가 가늠할 수 없다.
다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창밖에는 미련들이 맺히고
한 방울, 두 방울 쌓인 것들이 모여
희뿌연 시야를 가로지르니
거기엔 좁고 선명한 길이 남는다.
애써 되돌려본 추억처럼
선명해진 틈으로 밖을 훔쳐보던 나는
다시 원래의 모습대로
희뿌옇게 변하는 그 선명함을 보며
길게 한숨을 내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