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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다 Aug 11. 2022

사랑을 해야 하는 이유


이 세상에 태어날 때 이미

누군가에게 수고로움을 안겼으니

떠나갈 때는 그 수고로움을

안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태어나던 날 나는 울었지만

나를 보는 이들은 웃었던 것처럼

내가 떠나갈 때도 나의 슬픔이

바라보는 이들의 웃음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게 되었다.


그러나 시작과 끝만 있는 삶이란

존재할 수 없는 것

그 사이에 반드시, 살아간다는

숭고한 선택지가 존재하기에

나는 이윽고 사랑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사람으로 태어난 내가

사람으로서 살아가기 위해

또 내 삶에 황혼이 지는 날

고마운 그대의 얼굴을 보며

마지막 빛을 태우기 위해.


함께 사는 삶에는 고통이 있지만

혼자 사는 삶에는 행복이 없다던

어느 먼 나라의 속담을 읽으니

점점 더 나의 종착역이 어디인지를

알 수 있게 되는듯하다.


내가 살면서 남긴 흔적들이

올바르게 이어져 갈 수 있을지는

지금의 나는 알 수 없지만


훗날 내 삶을 돌이켰을 때

나의 심장은 그래도 따뜻했었다고

스스로에게 말하기 위하여

나는 오늘도 용기 내어 고통의 손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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