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있는 모든 것이
하늘을 향해 높아지려 함에도
너는 낮고 여린 것들과
이야기하는 것이 즐거운 듯
언제나 땅에 가까웠지.
푸르고 싱싱한 자태는
여느 잎사귀와 다르지 않았고
그래서인지 더 드러나지 않는
그저 평범할 뿐인 초록.
그러나 너는
제 스스로를 뜨거운 불길 위에 던져
오랜 시간 스스로를 다듬은 끝에
너만의 특별함을 입었구나.
한 모금의 은은함은 너의 노력
한 모금의 고소함은 네 안에 순수
한 모금의 떫음은 네가 겪은 시련
그리고 찻잔을 물들인 초록은
네가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너의 성품
너는 오늘도 뜨거운 물에 우러나
잔의 낮은 곳을 채우고 있지만
너만이 가질 수 있는 향기를 뽐내며
누구보다도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