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즐겨본 야간 산책. 나는 저만치 멀리서 검은 밤을 밝히는 아파트의 불빛들을 보며, '오늘도 노력했구나. 오늘도 노력하고 있구나.'라는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누군가는 자신이 책임져야 할 가족들을 생각하며. 또 누군가는 자신이 이루고 싶은 것을 상상하며 달려나가는 인생. 그러나 그 길에는 항상 찬란함만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곳엔 한계를 느끼며 포기해버리는 삶도, 내가 과연 잘하고 있는 것일까를 의심하며 낙담해버리는 삶도 포함되어 있으니까.
사람은 저마다의 생각이 있다. 그리고 저마다의 속도가 있다. 나는 그것을 알기에 쓸데없는 오지랖을 부리기 보다, 그 모든 삶을 내 앞에 펼쳐진 야경을 감상하듯 느긋하게 지켜보며 응원하고 있다. 어디까지 도달해야 한다는 목표가 있고, 포기하지 않을 용기가 있다면 그 꿈은 밤을 가로지르는 완행열차처럼, 속도는 조금 느려도 반드시 닿을 거라는 걸 아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