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리다 Nov 10. 2022

달리기만으로 몸무게 감량 (8주 차)

 이 글은 '달리기만으로 7kg을 감량해보았다.'의 속편, 그 후일담이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두 달의 기간. 그동안 꾸준히 달리기를 해나가면서 생긴 심적 변화라던지, 몸의 변화들을 하나씩 써나갈 예정이지만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10kg의 감량을 이루어내었다. 


 몸무게의 변화에 대해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8주 차가 되었을 때 10kg에서 +-1kg이 오고 갔다. 이 차이는 잠을 자고 일어났을 때, 일과를 끝냈을 때 종종 발생하는 걸로 보아 호흡을 할 때나 물을 마셨을 때 몸에 남게 되는 수분이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


 10kg이 줄어들었을 당시를 떠올려보자면 그냥 무덤덤했었다. '그동안 고생을 하긴 했나 보네'라는 생각이 들었을 뿐 기쁨에 펄쩍 뛴다던가, 결승골을 넣은 축구 선수처럼 세리머니를 한다던가 그러지는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10kg이 한순간에 쑥 빠져나간 게 아니어서 체중이 변화된 느낌을 그다지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냥 평범하게 시간을 보내다가, 그로부터 며칠이 지나서야 '10kg이 도대체 어느 정도지?'라는 궁금증이 생겨 같은 무게의 덤벨을 들어보았는데, 그제야 '와! 내 몸에서 이 만큼이 빠져나갔다고?' 하며 스스로 놀랐던 기억이 난다.


 일단 8주 차로 오기까지 식사량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평일에는 하루 한 끼 식단 유지. 그리고 주말에는 제약 없이 그냥 먹고 싶은 것을 먹었다. 주말에도 식단 조절을 했다면 몸무게가 조금 더 빠졌겠지만 그동안의 경험을 생각하면 주말에는 친구들과의 약속이 생긴다던지 고향에 내려가 가족을 만나는 등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하는 일이 발생했기에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여느 직장인과 다르지 않게 술을 한 잔 한다던가, 온갖 기름지고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먹으면서 주말을 보냈는데, 오히려 이게 평일의 힘듦을 이겨내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어주었기에 계속 유지가 되었다.


 운동량의 경우 평소보다 조금 더 늘어났다. 한 달째가 지나가던 무렵부터 몸이 일정 강도의 운동에 적응을 했다는 것이 느껴졌다. 좋게 말하면 여유가 생긴 것이지만, 다르게 표현하면 이제 같은 운동량으로는 더 이상 몸에 부하를 줄 수 없게 된 것이기에 무언가 변화가 필요함을 느꼈다. 단순히 운동 시간을 늘리는 것은 의미가 없는 일. 그래서 달리기 속도를 올리는 방식으로 이전만큼의 부하를 몸에 실어주었다. 현재는 전력질주로 오랜 시간을 달릴지, 아니면 인터벌 방식으로 뛰었다, 걸었다를 반복할지 고민 중이지만 어차피 더 힘든 걸 고를 것이기에 결정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지는 않다.


 먹는 것과 운동하는 것 외에 뚜렷한 변화를 하나 꼽는다면 일일 단위로 기록하는 행위를 중요하다고 여기게 되었다는 점이다. 사람은 변화를 눈으로 볼 수 있을 때 더욱더 그 변화에 대한 신뢰감을 높이지 않던가? 나 또한 그 사실을 알았기에 매일 내 신체에 대한 정보를 기록했다. 몸무게, 운동량, 식사량, 하루 동안 들었던 생각 등을 짤막하게 기록지에 남겼는데, 이렇게 새긴 기록들 덕분에 과거를 돌이켜볼 수 있게 되었고 나아가 내가 지속하고 있는 행동에 자신감을 더해줄 수 있었다. 그 예로 처음에는 왜 몸무게가 변화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나의 기록들을 따라가니 나침반을 보듯 점점 몸무게를 변화시키는 행위에 대한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또 몸무게가 늘어나면 처음과 달리 가벼운 마음으로 '이러한 걸 바꾸면 되겠구나'하는 생각을 한다거나, '내일은 감량 폭이 좁겠구나'하며 건강하게 나를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이밖에도 기타 일정한 시간이 되면 헬스장으로 가는 습관이 들여졌다던가, 많이 먹어도 이제는 몸무게가 1kg 이상 늘어나지 않는, 나름의 안정감이 생겨났다는 점도 하나의 변화라고 할 수 있으나 이것은 조금 더 유지를 하며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건강한 삶을 지향하는 사람이라면 체중조절, 자기 관리에 관심이 많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 중 몇몇은 과거의 나처럼 그것을 언제 해야 하는지, 또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는지 고민하며 허송세월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나는 똑같은 고민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그들에게 '무엇이든 일단 실행해보라'라는 응원의 말을 전하고 싶다.


 실패한 경험이 축적이 되면 나중에는 실패하지 않는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된다. 반대로 성공한 경험이 축적이 되면 길을 잃어도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혜가 생겨나게 된다. 결국 종합해보자면 실천을 통해 얻게 된 모든 깨달음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정답을 향한 이정표를 세워준다는 것이다.


 수많은 시행착오 속에서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일. 그리고 자신이 선택한 길을 믿으며 꾸준히 걸어가 보는 일. 그것이 어느 한 가지 개념을 넘어 모든 일을 함에 있어서 가장 성공과 가까워지게 만드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매거진의 이전글 가스레인지가 없는 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